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에서 해리 케인의 입지는 절대적이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얇은 선수층에서 과감한 전술 변화를 시도할 때도 공격의 중심에 섰다. 케인의 역할은 단순히 득점을 노리는 스트라이커만이 아니었다.
부분 전술로 측면 플레이와 2선에서의 연계까지 케인의 전술적 효용도는 높았다. 부상 이전까지 케인은 모든 리그 경기에 출전해야 했을 정도로 대부분 공격 루트가 그에게 집중됐다. 지난달 14일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0대 1 패)에서 당한 케인의 발목 부상은 토트넘엔 더없이 절망적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랐다. 토트넘은 순항했다. 케인의 이탈 이후 토트넘의 프리미어리그 성적은 4승 무패. 비록 첼시와 크리스탈 팰리스에 일격을 맞으며 두 개의 컵 대회에서 탈락했지만, 고비였던 14일 도르트문트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차전에서도 3대 0으로 완승을 거뒀다. 한결 마음 편하게 2차전 독일 원정을 떠날 수 있게 됐다. 대들보와 같던 케인이 없는 상황에서 준수한 결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는 손흥민에게 찾을 수 있다.
손흥민의 골 감각이 무섭다.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마치고 복귀한 손흥민은 4경기 연속 골을 기록했다. 앞서 왓포드와 뉴캐슬, 레스터 시티를 상대로 득점을 맛봤다. 그의 상승세는 챔피언스리그로 무대를 옮겨와서도 여전했다. 도르트문트와의 경기에서도 맹활약하며 선제골을 기록하며 토트넘의 4연승을 기록했다.
토트넘이 3연승을 거두는 동안 손흥민 역시 4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케인의 자리를 대신해 가장 큰 역할을 해냈다. 최근 12경기에서 무려 11골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16골에 직접 관여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도르트문트전을 끝낸 뒤 이어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다음 경기에는 손흥민이 골을 넣으면 드레싱룸에 들어가도 되겠다”고 농담을 던졌다. 손흥민에 대한 굳건한 신뢰가 고스란히 묻어났던 한마디였다.
페르난도 요렌테와 함께 손흥민을 최전방 투톱으로 기용하며 둘의 시너지를 이끌어낸 포체티노 감독의 전술적 선택 역시 훌륭했다.
이제 케인이 돌아온다. 당초 3월은 돼야 복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팀 내 훈련까지 참가했다. 오는 23일 프리미어리그 번리전 출전이 유력하다. 이제 챔피언스리그까지 병행해야 하는 토트넘으로선 천군만마와 같다. 케인은 이날 인스타그램에 손흥민 이모티콘을 게시했다. 그간 공백을 채워준 손흥민에게 드러낸 감사인사인 셈이다
송태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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