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내 마약 투여·성범죄·경찰관 유착 의혹 등에 휩싸인 서울 강남구의 유명 클럽 ‘버닝썬’이 13일 보다 안전한 환경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날 클럽 직원들이 여성 손님에게 ‘물뽕’을 먹이고 나체 사진을 찍어 VIP 고객에게 보냈다는 MBC 보도가 나왔다.
버닝썬 측은 공식 인스타그램에 ‘클럽 버닝썬, 이렇게 바뀝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버닝썬에서 앞으로 조치할 개선사항 6가지가 담겼다. ▲보안요원 바디캠 운용 ▲소지품 검사 강화 ▲안전지킴이 순찰 강화 ▲여성 가드 순찰 ▲CCTV 증설 및 보존기간 확대 ▲고객의 소리함 카카오톡 운영 등이다.
구체적으로는 주요 구역에 배치된 보안요원은 ‘바디캠’을 상시 착용하고, 금속탐지기를 사용해 입장하는 손님의 소지품 검사를 강화한다. 또, 업장 내·외부를 순찰하는 ‘안전지킴이’팀을 구성하며 여성 고객을 위한 여성 보안요원을 배치할 예정이다. 클럽 내 CCTV 증설, 실시간으로 문의가 가능한 카카오톡 계정 운영 방안도 마련된다.
버닝썬 측은 그러면서 “필요한 개선사항을 모아 안전하고 클린한 버닝썬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변화하는 버닝썬 #버닝썬 약속드립니다 등의 해시태그도 붙였다.
같은 날 저녁 MBC는 클럽 직원들의 조직적인 성범죄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사진과 영상 증거를 사법 당국에 보내 정식으로 수사 요청도 했다고 전했다. 방송에 출연한 것은 버닝썬의 VIP고객이었다고 주장하는 A씨. A씨는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평소 알고 지내던 클럽 직원으로부터 물뽕에 취해 의식을 잃은 여성의 나체 사진을 10장 넘게 받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클럽 직원 사이에서 여성 손님에게 물뽕을 먹이는 행위가 ‘작업’이라는 용어로 통한다고 했다. 그는 “(직원들이) ‘한번 XX보시죠’라며 (여성을) 음식처럼 얘기한다. 직원들도 물뽕을 주고 XX다고 하더라. 의식을 잃은 여성이 몹쓸 짓을 당하는 영상도 받은 적 있다”고 말했다.
MBC의 보도 이후 버닝썬의 인스타그램에는 네티즌의 비판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뉴스 잘 봤다” “작업하겠다는 건 무슨 뜻이냐” “여성 손님이 어떻게 안심하고 가냐” “여성을 성폭행하라고 남성 고객에게 준 것 아니냐” 등의 댓글을 남겼다. 의혹이 여전히 풀리지 않은 시점에 홍보 게시물을 올리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각종 의혹이 쏟아지지만 버닝썬 논란은 아직 경찰 수사 단계에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3일 버닝썬 이문호 대표와 영업사장 한모씨에 대한 1차 소환 조사를 마쳤다.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시작된 조사는 8시간 뒤인 오후 9시30분에야 마무리됐다. 이번 조사는 클럽 내 성폭행, 관할 경찰과의 유착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클럽 내 마약 투약·유통 의혹에 대해서는 이들은 추가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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