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수정 어려운 ‘키위’ 수꽃가루 생산 신기술 보급

입력 2019-02-13 15:52
키위 수꽃가루 채취(제주도 제공)

제주지역 2대 소득과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키위’ 생산을 위한 신기술 보급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제주도농업기술원 서귀포농업기술센터는 키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올해 처음 당해연도 키위 수꽃가루 조기생산 신기술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13일 밝혔다.

서귀포농업기술센터는 시범농가가 생산한 2018년 수꽃가루 자급률을 33%에서 2020년까지 50%로 높여 나갈 계획이다.

키위는 암수 딴그루 나무로 개화시기가 달라 자연수정이 어려워 열매를 생산하기 위해선 수꽃가루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재배농가들은 인공수분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꽃가루를 전년도 채취한 후 냉동 보관해 다음연도에 사용하고 있다.

제주지역 키위 재배면적(306㏊) 기준으로 수꽃가루는 500㎏이 필요하지만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산 수꽃가루는 호주산에 비해 활력도(열매 착과상태와 품질을 결정하는 요인)와 발아 균일도가 떨어지지만 가격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어 생산농가들의 구입 의존도가 높은 실정이다.

도농업기술원이 2013년부터 2018년까지 키위 수꽃가루 577점에 대한 활력도를 검사한 결과 뉴질랜드·호주산 68.2%, 국내산 64.7%, 중국산 52.4% 순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뉴질랜드는 자국 키위 보호를 위해 수출을 금지하고 있으며, 농가들은 호주산의 경우 6개월, 중국산은 1년 경과한 수꽃가루를 사용하고 있다.

도농업기술원은 수꽃가루 가격의 경우 1g당 중국산 3000원, 국내산 4500원, 호주산은 5000원 내외로 매년 수입산 수꽃가루 130㎏ 구입에 약 4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농업기술원은 키위 수꽃가루 생산 거점농가를 대상으로 이달 중순부터 외부온도 보다 3℃ 이상 높은 보조난방을 실시해 4월 5일부터 25일까지 수꽃가루를 생산, 골드키위·그린키위에 인공수분할 예정이다.

당해연도에 생산한 수꽃가루를 이용할 경우 키위 활력도와 균일도가 높아져 품질향상은 물론 궤양병 발생 위험감소, 구입비용 대체 경영비 절감효과 등이 기대되고 있다.

서귀포농업기술센터 허영길 기술보급팀장은 “지난해 다목적 저장고 성능개선과 이물질을 분리할 수 있는 진공청소기 정선기를 보급한 결과 40㎏을 생산하는데 1억6000만원 가량의 수입산 대체 효과가 있었다”며 “수꽃 키위 품종을 선발해 농가에보급할 수 있도록 수꽃가루 생산·조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꼼꼼히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