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앞 드러누운 김진태 지지자들…밤새 1500통 ‘문자 폭탄’

입력 2019-02-13 15:20 수정 2019-02-13 15:57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지지자들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 드러누워 있다. 윤성호 기자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지지자들이 국회 본관 앞에서 드러누웠다. 김 의원의 당 윤리위원회 회부를 항의하면서다. 김영종 당 윤리위원장은 지난밤 1500여통의 ‘문자 폭탄’을 받았다.

김 의원 지지자들은 13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한국당사 앞에서 당 윤리위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여기까지는 신고 절차가 이뤄진 집회였다. 경찰은 200명의 참가가 신고된 이 집회에 100명이 참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모두 김 의원의 지지자였다. 이들은 ‘김진태(JT)는 우리의 희망, 우리의 지도자’를 한글과 영문으로 적은 현수막을 펼쳤다. 당에서 윤리위와 함께 진행되고 있는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 준비의 공정성을 요구하는 현수막도 있었다.

김 의원은 박관용 당 선거관리위원장 주재로 다른 당권주자인 황교안 전 국무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첫 상견례를 가진 이날 당 윤리위에 회부됐다. 김 의원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를 공동 주최했다. 이 공청회에서 같은 당 이종명·김순례 의원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북한군 개입 폭동’으로 규정하거나 민주화 유공자를 ‘괴물 집단’으로 폄훼했다.

김병준 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당 대표자 자격으로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들의 발언에서 역사 왜곡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세 의원과 자신에 대한 당 윤리위 회부를 요청했다. 김 의원은 윤리위로부터 제명, 탈당 권유, 당원권 정지 중 하나의 징계를 받으면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지지자들이 13일 서울 여의도 당사 인근 기계회관 건물 앞에서 ‘5·18 망언’ 의원들에 대한 윤리위원회 회부를 반대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5·18 공청회에 참석한 지만원씨도 이날 한국당사 앞 집회에 참여했다. 그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북한 특수군 600명의 게릴라 전쟁”이라고 규정해 공청회 때와 같은 입장을 되풀이했다.

김 의원 지지자들은 이날 당사 앞 집회를 마치고 행진을 시작했다. 여의도 일대를 거닐며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다. 행진은 국회 안까지 이어졌다. 경찰은 신고 영역을 벗어난 이 집회의 해산을 명령했다. 김 의원 지지자들은 이에 불복해 국회 본관 앞에 드러누웠다. 지난 11일부터 국회 정문에서 천막농성을 벌인 5·18 관련 단체들과 대치하기도 했다.

김 의원 지지자들은 지난밤 김영종 윤리위원장의 휴대전화도 기습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당사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전화가 너무 많이 걸려와 꺼놨다. 내 번호 어떻게 알았는지 간밤에 문자메시지 1500통을 받았다. 전화는 1~2초에 하나씩 걸려 왔다”며 “(김 의원)지지자들의 문자였다. 이들은 윤리위의 공정한 판단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김철오 기자, 사진=윤성호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