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지지자들이 국회 본관 앞에서 드러누웠다. 김 의원의 당 윤리위원회 회부를 항의하면서다. 김영종 당 윤리위원장은 지난밤 1500여통의 ‘문자 폭탄’을 받았다.
김 의원 지지자들은 13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한국당사 앞에서 당 윤리위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여기까지는 신고 절차가 이뤄진 집회였다. 경찰은 200명의 참가가 신고된 이 집회에 100명이 참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모두 김 의원의 지지자였다. 이들은 ‘김진태(JT)는 우리의 희망, 우리의 지도자’를 한글과 영문으로 적은 현수막을 펼쳤다. 당에서 윤리위와 함께 진행되고 있는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 준비의 공정성을 요구하는 현수막도 있었다.
김 의원은 박관용 당 선거관리위원장 주재로 다른 당권주자인 황교안 전 국무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첫 상견례를 가진 이날 당 윤리위에 회부됐다. 김 의원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를 공동 주최했다. 이 공청회에서 같은 당 이종명·김순례 의원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북한군 개입 폭동’으로 규정하거나 민주화 유공자를 ‘괴물 집단’으로 폄훼했다.
김병준 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당 대표자 자격으로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들의 발언에서 역사 왜곡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세 의원과 자신에 대한 당 윤리위 회부를 요청했다. 김 의원은 윤리위로부터 제명, 탈당 권유, 당원권 정지 중 하나의 징계를 받으면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5·18 공청회에 참석한 지만원씨도 이날 한국당사 앞 집회에 참여했다. 그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북한 특수군 600명의 게릴라 전쟁”이라고 규정해 공청회 때와 같은 입장을 되풀이했다.
김 의원 지지자들은 이날 당사 앞 집회를 마치고 행진을 시작했다. 여의도 일대를 거닐며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다. 행진은 국회 안까지 이어졌다. 경찰은 신고 영역을 벗어난 이 집회의 해산을 명령했다. 김 의원 지지자들은 이에 불복해 국회 본관 앞에 드러누웠다. 지난 11일부터 국회 정문에서 천막농성을 벌인 5·18 관련 단체들과 대치하기도 했다.
김 의원 지지자들은 지난밤 김영종 윤리위원장의 휴대전화도 기습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당사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전화가 너무 많이 걸려와 꺼놨다. 내 번호 어떻게 알았는지 간밤에 문자메시지 1500통을 받았다. 전화는 1~2초에 하나씩 걸려 왔다”며 “(김 의원)지지자들의 문자였다. 이들은 윤리위의 공정한 판단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김철오 기자, 사진=윤성호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