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병식 집착 못 버린 트럼프 “美 독립기념일에 열병식, 불꽃놀이는 공짜”

입력 2019-02-13 12:32 수정 2019-02-13 12:4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017년 7월 14일 파리 콩코드 광장에서 프랑스 혁명기념일 열병식 행사를 지켜보며 대화하고 있다. 신화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비용 문제로 무산됐던 군사퍼레이드(열병식)를 열겠다는 계획을 다시 한번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주최해 “우리는 7월 4일이나 그 무렵에 ‘미국에 대한 경례(Salute to America)’ 퍼레이드를 하는 방안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7월 4일은 미국의 독립기념일이다. 그는 독립기념일을 맞아 워싱턴기념탑 근처에서 진행되는 불꽃놀이 행사를 가리키며 “우리는 불꽃놀이에 들어가는 돈을 아낄 수 있다. 불꽃놀이는 공짜”라고 덧붙였다. 군사퍼레이드에 과도한 비용이 들어간다는 논란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초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이자 재향군인의 날인 지난해 11월 11일 열병식 행사를 계획했다. 하지만 이 계획은 9200만 달러(약 1032억원)에 달하는 열병식 비용이 논란이 되면서 결국 무산됐다. 지난해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불꽃놀이에 사용한 돈을 27만 달러(약 3억원)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워싱턴 지역 공무원들이 퍼레이드 비용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했다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미국에 대한 경례 행사가) 전통이 될 방안을 생각 중”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워싱턴 일대에서는 이미 독립기념일마다 여러 퍼레이드가 열린다. 워싱턴 중심가를 관통하는 ‘미국 독립기념일 퍼레이드’와 워싱턴 웨스트론에서 열려 전국으로 생중계되는 연례 콘서트 등이 대표적인 축하 행사다.

미국에 대한 경례 행사 준비는 데이비드 번하트 미 내무장관 대행이 맡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열병식 준비를 국방부에 맡겼지만, 국방부에서는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을 중심으로 부정적인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는 아예 내무부에 일을 맡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7월 프랑스 방문에서 프랑스 대혁명을 기념하는 파리 열병식을 참관한 뒤 “내가 본 최고의 열병식 중 하나”라며 미국에서도 열병식을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