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들어 근육 줄면 음식 못 삼킨다…‘연하장애’ 위험 2.7배 ↑

입력 2019-02-13 11:49

나이들어 근육이 줄어들면 음식을 삼키고 넘기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감소증을 앓고 있는 노인의 경우 ‘연하장애(삼킴장애)’ 발생 위험이 3배 가까이 높았다.

노인들은 평소 양질의 단백질 등 충분한 영양 섭취와 꾸준한 근력 운동을 통해 근육량을 유지하도록 하는 게 매우 중요함을 보여준다.

음식물을 씹고 삼키는 과정이나 기능에 문제가 생긴 연하장애는 노인에게 나타나는 흔한 증상 중 하나다.
음식이 정상적인 경로로 이동하지 못하거나 위까지 이르는 시간이 지연되는 등 먹고 마시는 과정의 불편함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전체적인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심한 경우 ‘흡인성 폐렴’ 등으로 이어져 입원치료가 필요하거나 목숨을 잃을 수 도 있다.

연하장애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는 뇌졸중, 파킨슨병, 치매 같은 신경계 질환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만성질환이 지목된다. 하지만 이런 특별한 질환이나 원인이 없더라도 연하장애 증상을 보이는 노인 환자가 적지 않다.

특히 노화로 인해 근육이 소실되고 근력이 약화되는 근감소증이 연하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지만, 대부분 입원 중인 환자 혹은 복지(요양)시설에 입소중인 노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라 그 결과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김원석, 백남종 교수팀은 지역사회의 노인 인구를 대상으로 근감소증이 연하장애의 위험요인이 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한국인의 건강과 노화에 대한 전향적 연구(KLOSHA)’ 자료를 바탕으로 연구를 설계했다.

경기도 성남에 사는 65세 이상의 노인 중 연하장애의 주요 원인인 뇌졸중, 파킨슨병, 인지장애, 만성폐쇄성폐질환, 턱관절 장애가 없는 236명을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됐다.

그 결과 236명의 노인 중 22.9%(54명)이 연하장애 증상을 호소했다. 총 14명의(5.9%)의 노인이 근감소증과 함께 연하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하장애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질환이 없는 환자 54명 중에서 14명, 약 26%에서 근감소증이 동반된 것이다. 이를 토대로 근감소증을 앓는 노인에서는 연하장애 발생 위험이 약 2.7배 높아진다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노인의 경우 몸 전체적으로 근육이 줄어들면서 혀나 씹는근육(저작근), 목안 인두 근육에서도 근육량이 감소하고 기능이 떨어져 결국 음식물을 삼키고 넘기는 기능까지 약화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김원석 교수는 13일 “노화로 인해 근육이 줄어들면 낙상, 골절, 대사증후군을 포함해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활동량이나 영양이 부족한 노인들은 연하장애 증상도 더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며 “근력과 심폐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유산소 운동 및 근력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고 양질의 단백질 섭취를 통해 근육량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연하장애(dysphagia)’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