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이 멕시코의 ‘마약의 제왕’ 호아킨 구스만(61)에게 유죄 평결을 내렸다. 구스만은 종신형에 처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의 배심원단은 12일(현지시간) 열린 재판에서 구스만에 대해 유죄 평결을 했다. 멕시코에서 마약 조직 ‘시날로아 카르텔’을 이끈 구스만은 마약밀매와 살인교사 등 17개 혐의를 받고 있다. 배심원단은 이 중 10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리처드 도너휴 뉴욕주 검사는 “구스만은 종신형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말했다.
땅딸보라는 뜻의 ‘엘 차포’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구스만은 1989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 등지에서 200t 이상의 마약을 밀매하고, 자신의 조카에 대한 살인교사, 돈세탁 등의 범죄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벌어들인 돈은 140억 달러(약 15조 7200억원)에 달했다.
구스만은 비행기와 열차, 요트, 각종 차량, 터널 등을 이용해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마약을 밀매했다. 그는 식료품캔 등에도 마약을 숨겨 몰래 팔아넘기기도 했다. 시날로아 카르텔 조직원들은 미국행 유류 수송 열차에 코카인을 은닉했다.
재판에서는 구스만이 살인 및 살인교사를 저질렀다는 증언도 나왔다. 한 증인은 구스만이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자신의 조카를 살해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인은 구스만이 다른 마약조직의 일원 3명을 살해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구스만은 그러나 변호인단을 통해 증언들이 모두 거짓이라고 부인했다. 유죄 평결에 대해서는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