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학대 끝에 10살 딸을 숨지게 한 친부가 사망 당일에도 딸에게 찬물 샤워기를 들이대는 등 학대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NHK방송에 따르면 지바현 노다시 경찰은 숨진 미아(10)양의 아버지 유이치로(41)에게서 “아이 얼굴에 장시간 찬물 샤워를 틀었다”고 한 진술을 확보했다. 미아양은 한파가 계속되던 지난달 24일 자신의 집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미아양의 폐에는 물이 고여 있었으며, 위에는 음식이 거의 남아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일본 사회를 충격으로 몰아넣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유이치로의 휴대전화에서 미아양의 사망 전 찍은 것으로 보이는 동영상을 확보했다. 영상에는 소녀가 친부의 학대와 폭행에 “아버지 죄송해요”라며 울먹이는 장면이 담겨있다. 이 영상을 찍은 어머니 나기사(31) 역시 상해 혐의로 유이치로와 함께 체포됐다.
교육당국의 허술한 대처도 분노를 더 키우고 있다. 미아양은 2017년 11월 학교에서 실시한 집단괴롭힘 설문조사에서 “아빠로부터 폭행당하고 있다. 한밤중에 일으켜세워 발로 차고 때린다. 선생님 방법이 없을까요”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이 설문조사지는 익명으로 작성이 가능했지만 미아양은 자신의 이름까지 적었다.
당시 지역의 아동상담소는 미아양을 부친으로부터 격리 조치했지만 한 달이 지난 뒤 친척집에서 생활하는 조건으로 보호조치를 해제했다. 유이치로가 “왜 남의 아이를 유괴하느냐. 고소하겠다”고 항의하자 학교 측과 시 교육위원회는 설문조사 내용을 언급했고, 유이치로가 조사지를 보여달라고 하자 미아양이 작성한 조사지 사본을 건넸다.
아동상담소 측은 미아 양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증세가 있으며, 친부와 함께 살 경우 학대 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미아양을 부모에게 인계한 것으로 드러나 비난이 폭주하고 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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