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녹조 현상의 주요 원인이 축산 농가에서 방치된 가축 분뇨로 꼽히고 있다. 이에 정부는 매년 반복되는 대청호 녹조 발생을 낮추기 위해 오염이 가장 심한 서화천 유역의 가축 분뇨를 수거하고 대신 ‘퇴비 쿠폰’을 제공하고 있다. 축사에서 수거해 온 가축분뇨는 발효시켜 비료를 만들고 농가에는 수거한 양에 비례해 쿠폰을 지급해 주는 사업이다. 정부와 지자체, 환경단체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퇴비사업은 시행 9개월 만에 가시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13일 옥천군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개소한 옥천퇴비나눔센터는 지난해 12월까지 가축분뇨 6603t을 수거했다. 이 사업에 참여 중인 옥천읍, 군북면, 군서면 91곳의 축산농가로부터 수거된 축분들이다.
지역별로는 옥천읍 4622t(농가 61곳), 군서면 1361t(농가 23곳), 군북면 620t(농가 7곳)이 수거됐다.
이들 농가에는 수거한 가축분뇨로 만든 친환경 퇴비 5만628포(20kg/1포)와 맞바꿀 수 있는 쿠폰이 지급됐다. 이 쿠폰은 과수원 등의 시비시기에 맞춰 필요한 경우에 비료와 맞바꿀 수 있다. 축산농가는 냄새나던 축분을 공짜로 처리하면서 퇴비쿠폰을 받아 1석2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환경부는 대청호 줄기인 서화천 주변 축사에 방치된 가축분뇨가 녹조 발생의 주된 원인으로 판단하고 지난해 4월 옥천군, 환경단체 등과 함께 퇴비나눔사업을 시작했다. 퇴비쿠폰 지급 등 관리는 환경단체인 대청호주민연대가 맡고 있고 축산분뇨 수거와 퇴비화 작업, 퇴비운반 등은 옥천읍 구일리에 위치한 옥천경축자원화센터가 위탁 운영중이다.
대청호는 대전·충청권 400만명이 식수로 이용하는 젖줄인데 장마와 찜통더위가 이어지는 여름철이면 해마다 발생하는 녹조로 몸살을 앓아 왔다. 퇴비쿠폰 사업을 시행 한 후 대청호의 녹조현상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해 대청호 녹조발생 경보발령 일수는 78일로 전년 119일보다 41일 감소했다. 군은 녹조가 워낙 여름철 폭우, 장마기간, 기온 등의 복합적인 원인과도 얽혀있긴 하지만 이 중주요 오염원인 축분 수거 사업이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축산분뇨는 농가에서도 퇴비로 쓸 분량 이외에는 처리가 곤란해 하천변이나 농지, 도로 등 야외에 방치해두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비가 오면 인과 질소를 다량 함유한 축산분뇨가 서화천으로 흘러가 녹조를 유발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대청호 주변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가 대청호 녹조발생 저감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퇴비 수거 목표량은 지난해 대비 20% 이상 늘어난 8000t 정도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옥천=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