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의 냄새 짙게” ‘동영상 유출’에…버닝썬 직원 경솔한 반응

입력 2019-02-13 05:00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을 둘러싼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최근에는 직원들의 경솔한 언행이 문제로 떠올랐다.


버닝썬의 직원 A씨는 지난달 12일 인스타그램에 “2층 룸, 오늘 처음 팔아봤다. 여기는 화장실도 따로 있고, 사고의 냄새가 짙게 난다”는 글과 함께 버닝썬의 VIP룸 화장실 사진을 올렸다. 이 화장실에서 촬영된 음란 동영상이 인터넷에 유출되고 일주일 정도 지난 시기였다. A씨는 또 이 글의 댓글창에 “룸이 좋다. 아늑하다” “치명적이다” 등의 글을 추가로 적었다.

이후 A씨의 글을 캡처한 사진이 SNS 등을 통해 퍼졌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클럽 직원은 음란영상의 유출 사건과 무관하지 않다. 매우 무책임한 태도”라며 격분했다.

문제가 된 영상은 지난해 12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유출됐다. 영상 속 여성은 미동조차 하지 않은 채 초점 없는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고 있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이 여성이 약물 성범죄의 피해자인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으나 확인되지는 않았다. 영상의 촬영 각도가 다소 높아 제3의 인물이 촬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영상이 확산되자 버닝썬의 이문호 대표는 “확인 결과 (동영상 속 클럽은) 우리 클럽이 맞는 것 같다”며 “손님이 와서 촬영하고 유포한 것 같은데 어떤 경위로 벌어진 일인지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버닝썬 직원들은 이전에도 한 차례 경솔한 언행으로 구설에 올랐었다. 한 직원은 버닝썬이 집단폭행과 약물 투약, 성폭행 등의 의혹을 받자 페이스북에 영화 ‘내부자들’의 대사가 적힌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는 ‘어차피 대중은 개, 돼지입니다. 적당히 짖어대다가 알아서 조용해질 것입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버닝썬을 둘러싼 각종 논란은 지난달 28일 MBC 보도로 공론화됐다. 김모(28)씨는 방송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지난해 11월 24일 저녁 서울 역삼동의 유명 클럽 버닝썬에서 클럽 보안요원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했지만 경찰 조사 과정에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바뀌었다”며 경찰과 클럽의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이 클럽이 아이돌그룹 빅뱅의 승리가 운영하는 클럽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이후 클럽 내 성폭력 범죄 및 물뽕(GHB·데이트 강간 마약) 유통, 경찰관과 버닝썬의 유착 의혹 등이 잇따랐다.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경찰은 클럽을 둘러싼 성폭행과 마약, 클럽-경찰 유착 의혹 등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담당하고 있다.

전형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