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여성의 위치를 추적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었다. 구글과 애플은 플랫폼에서 이 앱을 다운받을 수 있도록 해 사우디의 성차별 강화에 일조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미국 인사이더 뉴스는 8일 구글과 애플이 사우디 정부에서 제작한 여성 추적 앱 ‘앱셔(Absher)’의 유통에 가담한 것을 비판하는 국제앰네스티와 휴먼라이츠워치 등의 주장을 보도했다.
사우디에서 모든 여성은 남편 또는 아버지, 남성 형제 등 ‘남성 보호자’가 있어야 국외 이동이 가능하다. 여행할 때도 특정 공항이나 노선의 이용은 제한돼 있다.
사우디 정부는 남성 보호자가 여성의 위치를 용이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앱셔’를 개발한 뒤 애플과 구글 측에 사용 허가를 신청했다. 이 앱은 현재 구글 플레이와 아이튠즈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앱셔는 주로 남성들이 여행을 떠난 여성들의 위치를 추적하는 데 사용된다. 남성 보호자는 이 앱을 이용해 여성에게 허용되는 여행 장소, 기간, 이용 가능한 공항 등을 지정할 수 있다. 여성이 특정 구역을 벗어나면 문자메시지 형식의 알람이 울린다. 이 앱으로 남성 보호자는 언제 어디서든 여성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고, 도망가는 여성을 잡을 수도 있다. 24시간 자유가 제한된 감시체제다. 해당 앱은 현재 100만 건 이상 다운로드 됐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애플과 구글은 여성 차별을 포함한 인권 유린을 촉진하는 앱을 제공한 것이다. 앱 허용 여부를 평가할 때 제공업체는 앱의 목적, 사용 방법, 남용 여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제앰네스티는 해당 앱이 여성의 자유를 제한한다며 구글과 애플 측에 앱 제공 중단을 요구했다.
사우디 여성 인권 운동가 야스민 모하메드는 “이 회사들이 사우디 정부의 여성차별정책을 돕고 있다”며 “정말 아이러니하다. 서양에서는 이러한 (위치추적) 기술이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사용되고 사우디에서는 성차별을 부추기는 데 사용된다”고 지적했다.
구글과 애플은 현재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도 않았다.
이슬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