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해 섬마을에 굶주린 북극곰 수십 마리가 출몰했다.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11일(현지시간) “북극곰 52마리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러시아 노바야제믈랴제도 민가로 침입했다”고 보도했다. 북극곰의 출몰 지역은 수천 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곳이다. 주민을 공격하거나 건물 안으로 들어간 북극곰들이 포착됐다.
노바야제믈랴제도는 북극해에서 남북으로 길게 뻗은 러시아 영토다. 지방정부 관계자는 “1983년부터 이곳에 살면서 이만큼 대규모의 북극곰 출몰을 본 적이 없다”며 “이중 6~10마리는 이 지역에 눌러 앉았다”고 말했다.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북극곰은 기후변화로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생존을 위해 남하할 때가 있다. 이 과정에서 민가까지 침입할 수 있다. 노바야제믈랴제도에서 공포에 질린 주민들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겪고 있으며 아이의 등원·등교를 거부한 가정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정부는 유치원 주변에 울타리를 설치하고 출·퇴근하는 군인을 위해 특별차량을 제공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하지만 북극곰이 순찰하는 경찰력을 두려워하지 않아 상태는 해결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러시아의 현행법상 북극곰 사냥은 금지돼 있다. 지방정부는 최후의 수단으로 개체 수를 줄이는 방법까지 고려하고 있다.
김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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