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가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폄훼한 지만원씨를 ‘정신이상자’로 표현한 뒤 즉각 발언을 철회했다. 지씨보다는 질환자에 대한 비하로 해석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윤 원내부대표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화운동에서 광주시민의 희생으로 한국 민주주의가 발전했다. 5·18의 역사적 사실과 가치를 왜곡하고 모독하는 자유한국당의 망언과 역사 의식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정신이상자 지만원씨를 감정해 정신병원에 수감하고 의원 3인(김진태·이종명·김순례)을 즉각 출당 조치해야 한다.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제소에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회의에 동석한 이철희 원내수석부대표는 윤 원내부대표의 말을 이어받아 “정신이상이라는 표현에 대해 오해하지 않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윤 원내부대표는 “광주정신에 모든 국민이 동의하고 헌법에 명시돼 있다. (5·18 정신을) 존중하자는 것이다. 지씨가 일관되게 본인 주장을 해 내가 과하게 표현했다. 정신이상자 표현은 철회하겠다”고 말했다.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에 참석해 1980년 5월 민주화운동을 ‘북한군 개입 폭동’으로 규정하고, 민주화 유공자를 ‘괴물 집단’으로 폄훼했다. 지씨도 이 공청회에서 참석해 같은 입장을 냈다.
나 원내대표는 이튿날 보도자료를 내고 “일부 의원의 발언은 당의 공식입장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다양한 해석이 존재할 수 있다”고 사족을 붙여 논란을 부추겼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 당대표실에서 “역사 해석의 견해차를 넘어서 이미 입증된 사실에 대한 허위가 명백했다. 헌법적 가치·법치주의 존중 정신을 위배하는 것”이라고 규정해 공청회 발언의 역사 왜곡을 인정하고, 민주화운동 유족과 광주시민에게 사과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