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서 일본인 3명 감금’ 한국인 경찰조사 중 ‘급사’

입력 2019-02-12 23:00
태국 경찰에게 체포돼 조사받는 황모씨. 일본 지지(時事)통신

태국 방콕에서 일본인 3명을 감금, 폭행하고 돈을 빼앗은 혐의로 체포된 한국인 황모(27)씨가 태국 경찰서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11일 일본 지지통신에 따르면 황씨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일본인 남녀 3명을 감금하고 1000만엔(약 1억320만원)가량을 빼앗은 혐의로 지난달 31일 태국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6월 태국에 들어온 황씨는 석달 뒤인 9월 만남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일본인 여성 A씨(24)를 방콕에 있는 자택에 감금했다. 태국 여행 중이던 A씨는 돈이 떨어져 황씨의 집에 찾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달 뒤 황씨는 여성을 협박해 남동생 B씨(21)를 태국으로 오게 했다. A씨는 “돈벌이가 있다”며 남동생을 태국으로 불렀다. 올해 1월 황씨는 B씨를 협박해 다시 그의 친구 C씨(21)를 방콕으로 불러들였다. 황씨는 이들에게 “태국에서 체포돼 돈이 필요하다”는 등의 거짓말을 하게 만든 뒤 가족과 지인으로부터 송금 받은 돈 1000만엔가량을 빼앗았다.

지난해 11월 황씨에게 도망쳐 나온 A씨는 현지 일본대사관을 통해 귀국한 뒤 가족에게 B씨가 감금돼 있다고 알렸다. 이들은 지난달 25일 대사관에 황씨를 신고했고, 황씨는 체포됐다. 이후 B씨와 C씨 모두 풀려날 수 있었다.

C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노예 같은 생활이었다. 빨리 돌아가고 싶었지만 황씨의 협박이 무서웠다”고 말했다. 황씨는 “마피아를 알고 있다”며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씨는 체포된 다음 날 경찰서로 이송된 후 갑자기 쓰러져 지난 3일 사망했다. 태국 현지 경찰은 일본 TV아사히와 인터뷰에서 “의료진은 ‘울혈성 심부전’에 따른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황씨의 자세한 사망 경위 등에 대해 조사 중이다.

이슬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