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의 꼭짓점과 같은 최전방 스트라이커에게 오프사이드는 매우 민감하다. 끊임없이 상대 수비진들의 최종 라인과 간격을 살피며 공간을 찾아 들어가야 한다. 알바로 모라타는 이 전략에 취약하다. 잉글랜드 첼시에서 비판을 받았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아틀레티코는 10일(한국시간) 레알 마드리드와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3라운드에서 1대 3으로 완패했다. 아틀레티코가 잃은 것은 마드리드 더비에서 고개를 숙여야 했던 패배의 상처만이 아니었다. 선두 FC바르셀로나와 승점 차가 7점까지 벌어지며 우승경쟁에 빨간불이 켜졌고, 2위 자리를 레알에 내줬다. 무엇보다 첼시에서 야심 차게 영입한 모라타가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공교롭게 모라타가 선발 출전한 최근 2경기에서 모두 패배했다.
모라타가 소화한 시간은 71분. 그동안 모라타는 세 번의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이로 인해 경기 속도를 빠르게 가져가며 고삐를 당겨야 했던 아틀레티코는 공격 기회를 상대에게 번번이 내줘야 했다. 후반 9분, 모라타는 힘겹게 상대 골망을 흔들었지만 이 역시 상대 최종 수비라인에서 한발 앞서있던 것으로 확인되며 오프사이드로 취소 처리됐다.
아틀레티코는 첼시와 다르게 포백 두 줄 수비를 바탕으로 두고 투톱 운영을 즐겨 쓰는 팀이다. 상대 골문에 가장 가까이 위치한 원톱 스트라이커로 나섰던 첼시와 다르게 오프사이드 함정에 걸릴 위험은 적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모라타는 레알전에서만 3개의 오프사이드를 범했다. 상대 수비수들의 위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수비라인을 깨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뜻이다.
올 시즌 아틀레티코의 창끝은 더없이 무디다. 프리메라리가 23경기에서 단 33골만 성공시켰다. 무엇보다 앙투안 그리즈만에 대한 의존도가 심각하다는 것이 문제다. 그리즈만이 홀로 11골을 넣었고, 그 외 공격수들은 모두 2골에 그치고 있다. 디에고 코스타는 극도의 부진을 겪다 설상가상으로 장기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했다. 백업 공격수 니콜라 칼리니치 역시 새로운 팀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아틀레티코의 겨울 이적시장 모라타 임대영입은 최선의 수였다. 즉시 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을 만한 특별한 매물은 없었다. 아틀레티코가 점유율에 집중하는 팀이 아닌 만큼 제공권에 강점을 띄는 모라타가 상대 최전방에서 빈틈을 파고들어 후방에서 날아오는 공을 잡아낸다면, 그리즈만과의 연계 과정에서도 큰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했다.
아직은 부족하다. 모라타는 무엇보다 오프사이드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첼시에서의 실수를 반복해선 안 된다.
송태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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