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치료에 있어 환자의 흡연 기간이 길수록 최신 표적 항암제의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암의 한 유형인 선암 3~4기에 사용할 수 있는 먹는 표적 치료제(EGFR-TKIs)로, 효과가 좋고 기존에 나와 있는 주사 항암제보다 독성이 적어 생존기간을 획기적으로 연장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레사와 타세바가 대표적이다. 이 약들은 암세포 성장에 중요한 세포 전달 신호를 타깃으로 암세포 성장을 억제한다.
폐선암 환자 중 ’19번엑손’ 유전자 결손과 ‘21번엑손’ 유전자 L858R변이가 있는 경우에만 사용 가능하다. 이 유전자 변이는 비흡연 여성 폐암 환자에게서 50~60% 발견되나 흡연자에게도 30% 정도 발견된다.
그런데 이런 표적 항암제의 경우 흡연 기간이 길고 흡연량이 많을수록 치료 효과가 3~4배 떨어진다는 것이다. 폐암 예방을 위해선 금연이 필수이고, 금연은 빠를수록 향후 폐암에 걸렸을 때 치료에도 좋다는 얘기다.
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김인애 교수는 진행성 폐선암(3~4기) 환자 가운데 EGFR 유전자 변이가 진행돼 ‘EGFR-TKIs’ 약물 치료를 받는 환자 총 142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환자를 무흡연자(91명), 10년 이하 흡연자(12명), 11~30년 흡연자(22명), 30년 이상 흡연자(17명)로 흡연량에 따라 4그룹으로 나눠 무진행 생존기간)과 전체 생존기간을 분석했다.
그 결과, 무진행생존기간의 평균값이 무흡연자(11.7개월), 10년 이하 흡연자(11개월), 11~30년 흡연자(7.4개월), 30년 이상(3.9개월)로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EGFR-TKIs’ 약물을 복용하더라도 흡연량이 많을수록 무진행 생존기간이 짧게 나타난 것. 김 교수는 “이는 아무리 효과가 좋은 표적 항암제를 복용하더라도 이전 흡연량이 많은 환자의 경우 그 효과의 유지 기간이 짧은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전체 생존기간의 평균값 역시 무흡자가(33.6개월), 10년 이하 흡연자(26.3개월), 11~30년 흡연자(20개월), 30년 이상 흡연자(8.9개월)로 흡연 기간이 길수록 전체 생존기간이 짧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인애 교수는 “환자의 흡연기간과 양이 많을수록 표적 항암 치료의 약물 효과가 3~4배까지떨어졌다”면서 “금연은 폐암 발생 예방 뿐 아니라 치료 효과에 큰 도움이 되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암 전문 저널(EMC cancer)에 최신호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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