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윤석민(33)의 스프링캠프 중도 탈락이 갖는 의미는 단순하지 않다. 개인적으론 부활은 고사하고 선수 생명의 위기까지 불러올 수 있고, 팀으로서도 전체 선발진 구도에 영향을 미친다.
윤석민은 어깨 수술을 받고 2017년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그리고 지난해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28게임에 출전해 40이닝을 소화했다. 단 1승도 없이 8패 11세이브를 올렸다. 평균자책점 6.75를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0.333까지 치솟았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1.63이었다. 마무리 투수에 걸맞지 않은 성적이다.
연봉도 12억5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떨어졌다. 역대 최대 삭감액이라는 수모도 감수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선발 투수 복귀를 노렸지만, 이제는 사실상 경쟁에서 탈락했다. 어깨 통증이 현존하는 상황에서 1군 복귀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2005년 프로 무대에 입문한 뒤 최대 위기에 봉착해 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다 유력한 마무리 투수 후보였던 김세현(32)마저 조기 귀국했다. KIA로서도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선발부터 마무리까지 모든 구상이 흔들리고 있다.
1선발 양현종(31)과 외국인 원투 펀치 제이콥 터너(28)와 조 윌랜드(29)로 3선발까진 갖춰진 상태다. 4~5선발이 고정되어 있지 않다.
일단 한승혁(26)이 있다. 지난해 7승으로 개인 최다승을 기록했다. 그러나 21게임에 나와 88이닝밖에 소화하지 않았다. 피안타율은 0.298이나 된다. 빠른 공을 구사하지만, 기복이 너무 심하다. 풀타임을 믿고 맡기기엔 아직 안정감이 떨어진다. 임기영(26)은 지난해 29경기에 등판해 8승 9패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6.26, 피안타율은 0.332나 된다. 2017년 같은 8승을 올렸지만,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했던 것과는 차이가 난다. 이 밖에 이민우(26), 홍건희(27) 등이 있지만 풀타임을 맡기기엔 아직 부족해 보인다.
불펜진은 더 불안해 보인다. 지난해 KIA가 올린 26세이브 중 19세이브를 책임진 3명이 없다. 11세이브의 윤석민, 4세이브의 김세현, 4세이브의 임창용이 빠졌고, 4세이브의 김윤동만이 남아 있다. 또 지난해 18홀드를 기록했던 김윤동(26)이 마무리 보직을 맡게 된다면 허리에서 던질 마땅한 투수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지난해 8세이브를 올린 임기준(28) 정도만이 있다. 그런 탓에 임창용 방출에 이어 김세현·윤석민의 부상에 따른 스프링캠프 이탈은 KIA 마운드가 과연 올 한해 버텨낼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