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가 5연패 수렁에 빠지며 원주 DB에 한국프로농구(KBL) 공동 6위 자리를 내줬다.
KCC는 올 시즌 내내 약했던 2위 인천 전자랜드에 다시 한 번 발목을 잡혔다. KCC는 10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자랜드와의 KBL 정규시즌 경기에서 82대 94로 패했다.
이날 전까지 전자랜드와의 맞대결에서 1승 3패를 기록했던 KCC는 5라운드에서도 패하며 약한 모습을 떨쳐내지 못했다. KCC는 경기 초반부터 전자랜드의 높은 슛 성공률에 맥을 추지 못하며 18-31로 뒤진 채 1쿼터를 마쳤다. KCC는 4쿼터 전자랜드와의 격차를 9점까지 줄였지만 이후 추격에 실패했다.
전자랜드는 이날 총 77개의 야투 중 3점슛 10개를 포함해 34개를 성공시키는 고감도의 슈팅력을 자랑했다. 2개 이상의 3점슛을 성공시킨 선수가 4명일 정도로 고른 득점력을 보였다. 한때 KCC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찰스 로드는 32득점 11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김낙현도 17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시즌 초 부진을 딛고 하승진의 복귀와 브라운의 약진으로 꾸준히 성적을 올리며 단독 3위까지 올랐던 KCC는 3연패를 당한 뒤 4연승을 거두고도 다시 5연패를 당하는 기복있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15일간 8경기를 치르는 빡빡한 일정을 이겨내지 못한 모양새다. 어느새 순위는 6위까지 내려갔고 이날 서울 SK에 승리한 DB와 21승 22패 동률이 됐다.
선수단 전체가 지친 상황이지만 3~4라운드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쳤던 이정현에게 휴식 시간이 부여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뼈아프다. KCC의 명실상부한 에이스 이정현은 최근 12경기에서 모두 30분 이상 출전했다. 지난달 29일 안양 KGC와의 경기에서는 42분 가까이 출장했다.
다행히 이정현은 이날 전자랜드전에서 14개의 야투 중 7개를 성공시키며 20득점으로 제몫을 다했고 턴오버도 단 한 개만 기록할 정도로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시즌은 11경기 남았다. 국가대표 터줏대감인 만큼 오는 22일과 24일 열리는 시리아와 레바논과의 경기에도 출장할 가능성도 높다.
이정현은 전자랜드 전에도 38분 41초 출장했다. 사실상 경기 내내 코트 위에 서 있었던 셈이다. “이정현은 NBA에 데려갈 수 있는 선수”라던 스테이시 오그먼 KCC 감독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