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복동 할머니를 기리는 조의금이 미래 세대를 위한 대학생 장학금으로 환원된다. 김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지 열흘이 지났지만 시민들의 조의금은 여전히 계속 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 시민장 장례위원회’는 김 할머니의 조의금을 사회에 환원하기 위해 여성·인권·평화·노동·통일 등 시민사회 단체 활동가의 대학생 자녀 10명에게 ‘김복동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위원회는 “열악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김복동 할머니의 평소 뜻을 실천하고 있는 여성․인권․평화․노동․통일 등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로 살고 있는 분들에게 큰 힘이 되길 바란다”며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 통일을 위해 어렵지만 꿋꿋하게 일하는 활동가 자녀의 학업 지원 소식을 김 할머니가 알면 누구보다 기뻐할 것”이라고 전했다.
위원회는 김 할머니의 생일인 4월17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에서 열리는 수요시위 현장에서 장학증서 및 장학금 전달식을 열 계획이다. 장학금은 각 200만원씩 총 2000만원이 전달된다.
지난달 28일 세상을 떠난 김 할머니는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고발하는 데 평생을 바쳤다. 재일조선학교 학생과 분쟁지역 아동, 전쟁 중 성폭력 피해 여성 등을 위한 기부에도 앞장섰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치러진 김 할머니의 장례식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6000여명의 시민이 찾아 조의를 표했다.
위원회는 지난 3일 설날을 맞아 조의금 중 2200만원을 여성·인권·평화·노동·통일 등 11개 단체에 후원했다. 지난 7일 밤 윤미향 정의연 대표는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 할머니를 떠나보내시는 분들의 조의금이 지금도 들어오고 있다”며 “인권과 평화를 이루기 위해 평생의 삶을 던졌던 김복동 할머니의 유지를 받들어, 널리 할머니의 뜻을 펴는 일에 다시 환원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