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평양을 찾았던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이르면 8일 오후 서울로 돌아올 것으로 알려졌다. 치열했던 2박3일간의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마무리 수순으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이번 실무협상 결과물을 토대로 오는 27∼28일 열릴 예정인 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비건 특별대표가 오늘 또는 내일 정도에 서울로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일까지도 평양에 머물 가능성도 열려있지만 그건 너무 늦어 오늘 오후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비건 특별대표는 이날 복귀한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등 수뇌부에게 협상 내용을 보고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비건 특별대표는 오는 9일엔 우리 측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 협상 내용을 공유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그는 이날 한국을 찾은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과도 회동할 전망이다.
앞서 일본 교도통신은 지난 6일 일본 측 북핵 협상 수석대표인 가나스기 겐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8∼9일 서울을 방문, 비건 특별대표와 이 본부장을 만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늦어도 오는 10일엔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평양에서 출발한 미국 정부 수송기 한 대가 전날 밤 늦게 경기도 오산 미 공군기지에 착륙했다는 한 언론 보도가 나왔지만 청와대 측은 “비건 특별대표는 평양에 있다”고 밝혔다.
비건 특별대표는 지난 6일 서해직항로를 이용해 평양을 방문, 북측 카운터파트인 김혁철 전 주스페인 북한대사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협상을 벌였다.
비건 특별대표와 김 전 대사는 이번 평양 협상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물인 공동선언문 초안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이 내놓을 비핵화 조치와 미국이 제공할 상응조치에 대해서도 협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지난해 9월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약속했던 영변 핵시설 폐기를 협상 카드로 내놓고, 미국에 제재 완화를 요구했을 것으로 보인다.
비건 특별대표의 귀환 이후엔 북·미 양측 모두 의전, 경호 등 2차 정상회담 준비에 본격 돌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