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오는 16일 택시요즘 인상을 계기로 택시개혁 드라이브를 세게 걸고 있다. 서울시가 사납금 동결, 완전월급제 도입 등 택시개혁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택시정보시스템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서울시에 따르면 택시개혁의 방향은 크게 두 가지다. 택시기사 처우 개선과 고객 서비스 개선. 서울시는 택시기사 처우 개선을 위해 택시요금 인상 후 6개월간 사납금(납입기준금)을 동결하기로 254개 택시사업자들과 협약서를 체결했다. 요금 인상분이 고스란히 택시기사 수입으로 들어가도록 하기 위해서다.
사납금 동결 후에는 실제 수입증가분만큼 사납금을 인상하되 인상된 사납금은 간접비를 제외한 전액을 운전자에게 배분하도록 협약했다. 간접비는 인상된 사납금의 20%를 넘지 않는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택시기사 처우 개선과 관련해 또 하나 주목할 것은 완전월급제다. 이르면 이달부터 서비스를 시작하는 자동배차콜 ‘웨이고 블루 택시’와 여성전용콜 ‘웨이고 레이디 택시’가 완전월급제를 국내 최초로 도입한다.
50개 택시회사 4564대 택시를 가맹점으로 모집해 웨이고 블루 택시와 웨이고 레이디 택시를 출시하는 ㈜타고솔루션즈는 사납금제를 폐지하고 정부나 지자체 지원 없이 완전월급제를 시행한다. 택시업계에서는 타고솔루션즈의 완전월급제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지 주목하고 있다.
택시기사 처우 개선은 자연스럽게 고객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질 거라는 게 서울시 전망이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타고솔루션즈와 같은 택시운송가맹사업을 확대해 택시 만족도를 더욱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앞으로 택시운송가맹사업자 신청을 받아 반려동물운송택시, 수용응답형택시, 화물운송·심부름 택시, 노인복지택시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사납금 동결이나 완전월급제는 택시기사 처우 개선을 위한 핵심적 수단으로 여겨져 왔으나 어느 지방자치단체도 실현 방법을 찾지 못했다. 서울시가 이번에 이를 도입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서울택시정보시스템(STIS)’이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12년부터 택시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STIS는 택시의 미터기·디지털운행기록장치와 연동돼 택시·지역·시간대별로 운행현황과 요금실적, 승차건수 등을 들여다볼 수 있다. 이를 토대로 택시요금 인상 시 사납금 동결 등의 협약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또 택시 제재의 근거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서울시 택시물류과 관계자는 “과거에는 정보가 없어서 택시기사나 회사, 조합의 말에 좌지우지 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택시정보를 시가 확보하게 된 후로는 업계에 끌려다니지 않고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STIS를 구축하기 위해 택시회사들과 개인택시 기사들의 동의를 받았다. 택시정보 제공을 꺼리는 경우가 많았지만 그동안 택시요금을 인상할 때마다 정보시스템 등록을 의무화하고, 요금미터기 교체 시 개인택시 기사들을 설득했다.
윤준병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서울시가 STIS를 확보했기 때문에 이 기반 위에서 택시혁신이 가능해졌다”면서 “이번 택시요금 인상은 과거와 달리 사납금 동결 조치를 병행했기 때문에 택시기사들의 처우 개선과 고객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