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호주 오픈에서 4강까지 올랐던 신예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1·12위)의 시즌 초반 기세가 무섭다. 젊음과 재능을 자랑하는 치치파스는 2016년 데뷔 후 각종 시합을 통해 성장했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치치파스는 올 한해 촉망받는 기대주에서 정상급 선수로 탈바꿈할 수 있을까.
치치파스는 8일(한국시간)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ATP 투어 소피아 오픈 16강전에서 얀 레나르트 스트러프(29·51위)를 2대 0으로 이기며 8강에 안착했다. 치치파스와 스트러프는 1세트부터 적극적인 네트 플레이를 펼치며 주도권 다툼을 벌였다. 접전 끝에 타이 브레이크까지 갔지만 치치파스가 7-5로 마지막 게임을 가져오며 승기를 잡았다. 2세트에서는 치치파스가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며 6-4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어느새 3년 차가 된 치치파스는 과거보다 성숙해졌다고 자평했다. 치치파스는 “수많은 승리와 패배의 경험으로부터 게임을 이해하는 법을 배웠다”며 “발전하기 위해 내 자신을 밀어붙이며 꾸준히 연습했다”고 말했다. 그의 커리어 통산 기록은 56승 39패. 대회에서 우승한 경험은 지난해 스톡홀름 오픈이 유일하지만, 치치파스는 “경험이 풍부해질수록 어떻게 플레이해야 하는지 알 것 같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에게 어렸을 적부터 아이돌이던 ‘황제’ 로저 페더러를 호주 오픈 16강에서 꺾은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치치파스는 “페더러와의 경기 후 머리가 터지는 줄 알았다. 나만의 우상을 이겨내는 순간은 특별하다. 절대 잊혀지지 않을 순간”이라고 회상했다. 더 큰 야심도 감추지 않았다. 치치파스는 “페더러와 라파엘 나달, 노박 조코비치 등을 이길 날을 간절히 기다려왔다”며 “이들과의 경기를 통해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하리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소피아 오픈 8강에서 치치파스와 맞붙을 다음 상대는 가엘 몽피스(33·33위)다. 지난해 ATP 투어 상하이 마스터스에서 치치파스가 2대 1로 이긴 바 있다. 두 선수의 경기는 9일 열릴 예정이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