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5년연속 170이닝+ 투구’ 브리검과 최고 이닝이터 대결

입력 2019-02-08 10:42

이닝 이터(inning eater)는 선발로 나와 긴 이닝을 소화해주는 투수를 말한다. 팀으로선 불펜의 과부하를 막아주기에 가장 고마운 투수이다. 최근 200이닝을 던지는 투수가 희귀해졌기에 한 시즌 170이닝 이상을 던져준다면 이닝 이터 소리를 들을만하다. 경기 초반 대량 실점이 없어야만 가능하기에 투구 수 관리와 제구력은 필수다.

KBO리그에서 가장 먼저 이닝이터라고 언급할 수 있는 투수는 장명부다. 삼미 슈퍼스타즈 시절이던 1983년 무려 427.1이닝을 던졌다. 역대 단일 시즌 최다 이닝 기록이기도 하다. 1984년에도 261.2이닝을 던졌고, 1985년에는 246이닝을 소화했다. 다만 빙그레 이글스 소속이던 1986년에는 108.1이닝을 던졌다. KBO리그 4시즌 동안 1043.1이닝을 던졌다. 한 시즌 평균 260.8이닝을 소화한 셈이니 역대 1위 이닝이터라고도 할 수 있다.

다음은 롯데 자이언츠 최동원을 꼽을 수 있다. 5년 연속 20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1983년 208.2이닝, 1984년 284.2이닝, 1985년 225이닝, 1986년 267이닝, 1987년 224이닝을 던졌다. 특히 1984년의 284.2이닝은 역대 단일 시즌 2위 기록이기도 하다.

태평양 돌핀스와 현대 유니콘스 등에서 뛰었던 정민태도 5시즌 연속 200이닝 이상 소화했다. 1996년 210.1이닝, 1997년 219이닝, 1998년 200.2이닝, 1999년 230.2이닝, 2000년 207이닝을 던졌다.

200이닝을 소화한 시즌이 6차례나 되는 투수도 있다. 롯데 윤학길이다. 1987년 200이닝, 1988년 234이닝, 1989년 250이닝, 1991년 205이닝, 1992년 212이닝, 1993년 203이닝을 소화했다. 117승 가운데 100승을 완투로 장식한 기록은 불멸의 기록으로 남을 듯하다.

개인 통산 최다 이닝 기록은 한화 이글스 송진우가 갖고 있다. 무려 3003이닝을 던졌다. 불멸의 기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송진우는 1996년 213이닝, 1997년 220이닝을 던졌을 뿐 나머지 시즌들은 200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1989년 1군 무대 데뷔 이후 2009년까지 21년 동안 얼마나 꾸준히 던졌는지를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올해 KBO리그에서 뛰는 선수 가운데 최고의 이닝이터는 누구일까. KIA 타이거즈 양현종이다. 2014년 171.1이닝, 2015년 184.1이닝, 2016년 200.1이닝, 2017년 193.1이닝, 2018년 184.1이닝을 던졌다. 5년 연속 17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2013년 104.2이닝을 던졌으니 6연 연속 100이닝 이상 소화했다.

키움 히어로즈 제이크 브리검도 2년 연속 이닝 소화력 1위에 도전할만하다. 2017년 시즌 중반 영입됐을 당시 144이닝을 던졌고, 지난해엔 199이닝을 책임졌다. 178.1이닝을 던진 롯데 브룩스 레일리도 강력한 도전자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