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예능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 뚝섬편에 출연했던 장어집 사장 A씨가 제작진의 악의적인 편집 때문에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같이 나왔던 경양식당 사장 B씨에 이어 뚝섬편 출연진의 폭로가 계속되고 있다.
A씨는 7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방송에서 논란이 됐던 장면에 대해 해명했다. 먼저 ‘소고기 미역국’이 언급됐다. 당시 외식사업가 백종원씨는 A씨가 시식용으로 내온 미역국과 주방 안 조리통에 있던 미역국의 소고기양이 확연히 다른 점에 주목하며 “방송이라고 많이 주느냐”고 지적했다. A씨는 이에 “촬영 때문에 저녁 장사를 하지 못 하게 되면서 많이 남게 된 미역국을 평소대로 떠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첫 방송 촬영 전날 작가님에게 ‘촬영과 장사는 아무 관련이 없을 거다’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촬영 당일 (장사) 준비를 다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중에 ‘촬영이 지체됐으니 저녁 장사는 하지 말고 기다려라’는 얘기를 들었고, 많이 남게 된 미역국을 줬다가 사기꾼이 됐다”고 덧붙였다.
A씨는 촬영이 끝난 후 제작진에게 보냈던 카카오톡 메시지도 공개했다. 메시지에는 “미역국이 많이 남으면 저녁에 그렇게 (많이) 드리는 게 맞다. 어차피 서비스 개념이라 적다고 불평하는 손님도 없었다”고 적혀있다. 원래 적게 주던 미역국을 방송 때문에 많이 준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A씨는 “(제작진이) 촬영 당일 재료준비를 다 시켜 놓고 나중에 말을 바꿔 저녁장사를 못 하게 했다”면서 “혹시 일부러 미역국을 많이 남기게 하려는 의도였냐”고 말했다.
다른 장어 전문 식당에 비해 비싼 가격도 해명했다. A씨 가게는 장어 2마리를 1만6000원에 판매한다. 백종원씨는 방송에서 가격에 못 미치는 장어 손질 상태와 A씨의 요리 실력을 지적하며 “2마리에 1만원이라고 해도 안 먹는다”고 혹평했다. 백씨의 시식 과정을 지켜보던 A씨는 가격이 비싼 이유를 제대로 해명하지 못해 네티즌의 비판을 받았다.
A씨는 “앞쪽에 있던 수많은 카메라와 작가님들의 험악한 분위기 때문에 굉장한 심리적 압박을 느꼈다”며 “결국 카메라가 담고 싶어 하는 모습은 X신, 미X놈이 분명했다. 말을 안 들으면 더 나쁘게 만들까 싶어 장어 가격을 똑바로 해명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 때문에 촬영 다음 날 자신의 입장을 정리한 이메일을 제작진에게 보냈다고 한다. A씨가 쓴 메일에는 다른 식당과의 장어 원가 비교, 1만6000원이라는 가격을 책정하게 된 경위 등이 상세히 적혀있었다. A씨는 첫 방송이 나가기 직전 제작진과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도 공유했다. 제작진은 “장어 가격 장면을 아예 뺄 수는 없을 것 같다”면서도 “우려하는 일이 없게 진행하겠다”며 걱정하는 A씨를 안심시켰다.
A씨는 “원가가 45%에 육박하는 8000원짜리 장어를 파는 조그만 가게 사장 한 명을 인간 XX기를 만들었다”며 “방송의 이익을 위해 한 사람의 인생을 고통 속에 몰아넣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편집된 영상을 보는 시청자들 마음에도 분노와 빈곤이 가득 찼다”고 강조했다.
A씨는 “저희 장어 가게는 단골도 많고 재방문율도 높았다”면서 “다음 방송에서는 전자레인지 사용 등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사실관계를 똑바로 할 것은 반드시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A씨는 최근 진행한 아프리카TV 생방송에서도 “시간이 지나면 잊힐 줄 알았는데 결국 우울증이 왔다”며 “출연 후 덕을 본 건 하나도 없다”고 털어놨다. 초벌한 생선을 전자레인지에 데워 판매한 것은 실수라고 인정하면서도 그 외 구설에 올랐던 장면은 이른바 ‘악마의 편집’ 탓이라는 것이다.
A씨와 함께 출연했던 경양식집 사장 B씨도 ‘뚝경TV’라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골목식당 제작진의 편집 과정을 비판한 바 있다. B씨는 촬영 과정에서 문제가 된 부분을 미리 제작진에게 다 설명했지만 악의적으로 편집해 비난을 받게 했다고 말했다.
뚝섬편 출연진의 폭로에 네티즌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A씨와 B씨의 사정에 공감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일부는 “촬영할 때 문제제기를 강력하게 하지 않고, 방송 후 장사가 잘되니까 해명하는 의도가 무엇이냐”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