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도박 혐의를 받는 걸그룹 S.E.S. 출신 슈(본명 유수영·38)가 7일 오후 3시20분 2차 공판에 출석했다. 취재진 질문에 답변 없이 곧장 법원으로 들어섰던 1차 공판기일과 달리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심경을 짧게 전했다.
슈의 2차 공판은 서울동부지방법원 204호 법정에서 형사11단독 심리로 열렸다. 국외 상습도박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슈는 앞선 1차 공판 때 변호인을 통해 “공소사실에 대해 모두 인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슈는 1차 공판 때와 비슷한 분위기의 의상을 선택했다. 검은색 정장 바지에 흰색 상의, 회색 코트를 걸쳤다. 지난 출석 때와 마찬가지로 안경을 썼지만, 높은 구두 대신 운동화를 신었고 손톱은 깔끔히 정리했다. 화려한 신발과 네일아트 탓에 비난이 쏟아졌던 것을 의식한 듯했다. 당시 네티즌은 자숙하는 모습과 어울리지 않는 과도한 패션이라고 지적했다.
슈는 2016년 8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마카오 등에서 약 7억9000만원 규모의 도박을 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27일 불구속기소됐다. 슈는 자신이 받는 혐의에 대해 모두 인정하고 있다. 2차 공판이 진행되는 내내 어두운 표정을 짓던 그는 최후 진술에서 “몇 달간 하루가 너무 길었다”며 “깊이 반성하고 있고, 앞으로 더 반성하겠다. 재판장님께서 주신 벌을 의미 있게 받겠다”고 말했다.
법원을 나서며 S.E.S. 멤버들을 언급하기도 했다. 슈는 “너무 죄송하다”면서 “바다 언니와 유진이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이날 검찰은 슈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슈의 도박 사건은 지인인 박모씨와 윤모씨가 “도박 명목으로 돈을 빌리고 갚지 않았다”며 사기 혐의로 고소장을 내면서 불거졌다. 당시 고소장에는 슈가 지난해 6월 초 서울 광진구 광장동의 한 호텔 카지노에서 이들로부터 약 6억원을 빌린 뒤 갚지 않았다는 내용이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카지노는 외국인 전용이지만 슈는 한국 국적이면서 일본 영주권을 소유하고 있어 출입이 가능했다고 한다.
검찰은 수사 끝에 사기 부분에 대해서는 무혐의로 결론 내리고, 상습도박 혐의만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검찰 관계자는 “슈가 무언가 속여서 돈을 받아낸 것이 아니었다. (상대방이) 도박에 사용될 돈임을 알고 빌려준 상황이었다”며 “조사 과정에서 상습도박 사실이 확인돼 해당 혐의를 기소처분했다”고 밝혔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