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 사기’를 당했다며 손자인 배우 신동욱을 상대로 법정 싸움을 벌였던 신호균(95)씨가 “내 흐려진 기억력과 판단력 때문에 생긴 오해였다”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신씨는 7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손자인 피고가 밤샘 촬영 등 바쁜 방송 일정으로 인해 나와 연락이 되지 않는 것에 대해 빌라와 토지를 받은 후 의도적으로 연락을 피하는 것으로 오해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손자는 심신이 지치고 외로운 나를 찾아와 위로해 줬고 나는 그런 손자가 앞으로도 나를 일주일에 두 세번 찾아와 주고 내가 죽은 다음 제사라도 지내 달라는 뜻으로 빌라와 토지를 줬다”며 “내가 죽기 전에 가족들이 나를 찾아오도록 하려고 손자의 유명세를 활용하려는 마음도 없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손자에게 정말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내 흐려진 기억력과 판단력으로 재산 관리를 잘못할까 염려해, 손자가 내게 빌라와 토지를 넘겨주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손자가 나를 더 좋은 환경인 요양병원에 모시려고 했다는 말에서 진심을 느꼈다”고 했다.
또 “내가 상황을 오해하고 손자에게 불리한 내용의 인터뷰를 했고, 손자의 태도에 나쁜 부분이 없었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나의 일방적인 주장과 오해로 손자에게 큰 상처와 피해를 줘 미안하고 사과한다”고 말했다.
앞서 신씨는 “나를 보살펴달라는 조건으로 손자에게 집과 땅을 물려줬지만 이후 연락을 끊었다”며 신동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신동욱 측은 “소유권이전등기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행됐으며 할아버지의 주장은 허위”라고 맞섰다. 이 과정에서 신동욱은 과거 신씨가 가정폭력과 폭언을 일삼았다는 폭로를 하기도 했다.
◆ 다음은 신호균 씨 입장 전문
나는 솔직히 과거 아들 등 가족들에게 무리한 행위를 하여 주변에 찾아오는 자손들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던 중 손자는 심신이 지치고 외로운 나를 찾아와 많이 위로해 주었고, 나는 그런 손자가 앞으로도 나를 일주일에 두 세 번 찾아와 주고 내가 죽은 다음 제사라도 지내 달라는 뜻으로 빌라와 토지를 주었습니다.
나는 1924년생이며 만 94세의 고령으로 기억력이 많이 떨어졌고 판단력도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손자인 피고가 밤샘 촬영 등 바쁜 방송 일정으로 인하여 나와 연락이 되지 않는 것에 대하여 손자가 나한테서 빌라와 토지를 받은 후에 의도적으로 연락을 피하는 것으로 큰 오해를 하였습니다.
또한 내가 죽기 전에 가족들이 나를 찾아오도록 하려고 손자의 유명세를 활용하려는 마음도 없지는 않았습니다. 이러한 점들에 대하여 손자에게 정말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내가 많은 오해와 착각을 하였고, 큰 실수를 하였습니다.
또한 나의 흐려진 기억력과 판단력으로 인하여 내가 재산을 관리를 잘못할까 염려하여, 손자가 내게 빌라와 토지를 넘겨주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합니다. 손자가 나를 더 좋은 환경인 요양병원에 모시려고 했다는 말에서 손자의 진심을 느꼈습니다.
모든 것은 제 탓입니다. 제가 흐려진 기억력과 판단력 때문에 상황을 오해하고 손자에게 불리한 내용의 인터뷰를 진행하였으며, 손자의 나에 대한 태도에 나쁜 부분이 없었다는 점을 인정합니다. 나의 일방적인 주장과 오해로 손자에게 큰 상처와 피해를 줘서 미안하게 생각하고 사과합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