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포그바의 상승세가 무섭다. 전반기와 전혀 달라진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전반기에 태업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9골을 터뜨렸는데, 그중 6골이 최근 8경기에서 나왔다. 득점만이 아니라 반대 측면으로 전환하는 패스 역시 훨씬 정교해졌다. 주제 무리뉴 감독이 떠나고 올레 군나르 숄샤르 감독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지휘봉을 잡으면서부터다.
그가 전혀 다른 선수가 된 이유는 전술적 포지션 변화에 있다. 포그바는 공을 오래 쥐고 경기를 주도하길 선호한다. 하지만 무리뉴 감독은 포그바의 위치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고정했다. 선수들 개인마다 부여된 지역방어를 바탕으로 한 롱볼 위주의 수비 중심 축구는 무리뉴의 신념이다. 그 신념과 포그바의 재능이 충돌했다. 제한된 범위만 맴돌다 보니 자신의 공격적 재능을 뽐낼 수 없었다. 전술적인 불만은 무리뉴 감독과의 감정 충돌로 이어졌다.
솔샤르는 포그바를 다르게 활용했다. 사실상 2선에서의 프리롤 역할을 부여하며 그의 위치를 훨씬 전진시켰다. 활동량이 많은 안데르 에레라와 네마냐 마티치를 뒤쪽에 위치시켜 포그바의 공백으로 생기는 수비적인 리스크를 부담하게 했다. 파이널서드에서 자유롭게 공을 받으러 내려오다 보니 맨유의 공격에도 훨씬 역동성이 생겼다. 포그바가 전진성을 띄니 에레라와 마티치의 호흡도 더욱 좋아졌다. 포그바의 전진 스루패스는 맨유가 가진 날카로운 공격 루트가 됐다. 포그바는 솔샤르 체제에서 5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동료들은 최근 포그바가 보이는 뛰어난 활약의 이유로 ‘자유’를 꼽았다. 맨유 측면 공격의 한 축을 담당하는 마커스 래쉬포드는 지난 3일(현지시간) 레스터 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 경기 승리 이후 포그바의 동선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가 좀 더 자유로운 포지션에서 활약하며 직접 슛도 하고 패스를 하고 있다. 최고의 패스 덕에 동료들에게 득점할 기회가 찾아온다”며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에레라도 이에 의견을 함께했다. “포그바는 자유롭게 플레이하고 있다. 그가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마티치와 내가 뒤를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
포그바의 활약을 앞세워 맨유는 7승 1무로 무서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리그 순위도 5위(48점)까지 끌어올렸다. 이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주어지는 4위권을 추격 사정권에 뒀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