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달 말 베트남에서 열릴 예정인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회담이 열리기 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NHK 등 일본 언론은 6일 아베 총리가 이날 열린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질문을 받자 이같이 답변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만나는 것은 일정상 어렵다”며 “전화 회담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과 납북 일본인 문제에 대해 긴밀히 조율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는 한반도 비핵화 논의를 위해 남·북, 북·미 정상의 대화가 계속되는 가운데 일본만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특히 일본 내 국민적 관심 사안인 납치 문제를 해결하면서, 이를 매개로 북한과의 대화 채널 구축까지 모색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일본은 다양한 채널을 가동해 ‘재팬 패싱(일본 배제)’ 논란 해소에 나설 방침이다. 고노 다로 외무상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번째 만남이 성사되기 전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다.
또 가나스기 겐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을 8일부터 이틀간 서울에 파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방북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서울에서 만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신년 국정연설 도중 “이달 27~28일에 베트남에서 김 위원장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장소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베트남 수도이자 북한대사관이 있는 하노이와 2017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렸던 다낭이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