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부산대병원(병원장 노환중)은 뇌신경센터 신경과 안성호 교수와 서울아산병원 뇌졸중센터 권순억 교수 연구팀이 급성 뇌경색환자의 혈중 트로포닌 수치와 장기 예후의 연관성을 제시했다고 7일 밝혔다.
이들의 논문 ‘Troponin I Levels and Long-Term Outcomes in Acute Ischemic Stroke Patients’는 심장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2월호에 실리게 됐다.
논문은 심근손상을 반영하는 혈중 ‘트로포닌(troponin)’ 수치의 측정을 통해 급성 뇌경색 환자들에서 주요 심뇌혈관질환 합병증(MACCE)과 사망률을 예측하는 강력한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담고 있다.
혈중 트로포닌은 심근 괴사에 민감하고 심근 조직에 매우 특이적이어서 현재 심근 허혈의 진단에 가장 선호되는 표지자이다.
또한 높은 민감도와 특이도 때문에 트로포닌이 정상치보다는 높지만 심근경색의 경계치(정상 성인의 99백분위) 이하인 경우 임상적 의의를 파악하려는 연구도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혈중 트로포닌은 심근경색증에 대해 예민도와 특이도가 높지만, 급성관동맥증후군이 아닌 다양한 질환들(허혈성 및 출혈성 뇌졸중, 심방세동, 심부전, 폐색전증, 신부전 등)에서도 혈중 농도가 올라갈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뇌혈관이 막히면서 발생하는 허혈성 뇌졸중은 전 세계적으로 전체 사망률에서 암에 이은 주요 사망 요인이며, 단일 질환으로는 사망률 1위의 질환이다.
이들 뇌졸중 환자들에서 심장 질환의 동반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향후 뇌졸중 재발 및 사망률을 낮추는 데 중요하다.
심뇌혈관질환은 동맥경화성 위험인자(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및 대사질환) 및 병태생리를 공유하고 있기에 두 질환이 동반되어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이러한 위험도에 따른 개별적인 환자 관리가 필요하다.
그렇기에 급성기 뇌졸중 환자들에 대한 진료지침에서도 허혈성 뇌졸중 환자들에서 혈중 트로포닌 수치의 측정이나 심장 질환에 대한 감시를 진행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다양한 동반 질환에서 트로포닌 수치가 증가 될 수 있기에, 허혈성 뇌졸중 환자들에서 이들 요인들을 보정하면서 트로포닌 상승의 임상적 의미와 위험도 예측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안성호 교수는 “뇌경색 환자들에서 혈중 트로포닌의 상승은 경도의 상승군까지를 포함하여도 환자의 장기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강력한 인자로 확인이 되었다. 앞선 후향성 연구와 마찬가지로 트로포닌이 가지고 있는 예후 예측력을 입증을 한 뒤, 다음 단계로 트로포닌 상승이 발생되는 기전을 추가로 발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허혈성 뇌졸중 환자들에서 간편하게 측정할 수 있는 혈중 트로포닌의 상승을 어떻게 해석하고, 이를 실제 임상에서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계속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구팀은 2007년 3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증상 발생 24시간 이내에 내원한 1823명의 급성기 뇌졸중 환자들에서 혈중 트로포닌의 상승과 관련된 인자 및 기전 과 장기 사망률과의 관계를 후향성 연구분석을 통해 결과를 발표했다.
이후 다음 단계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2년간 증상 발생 48시간 이내에 내원한 급성 뇌경색 환자들을 전향적으로 등록하여 모집했고, 이들 환자들에서 혈중 트로포닌 수치와 심전도 검사를 연속 측정했다.
특히 후향성 데이터 분석을 통해 확인된 트로포닌 상승과 관련된 인자들 (허혈성심질환, 심방세동, 심부전, 심근비대, 신장질환 및 활성암)에 대한 진단 민감도와 특이도를 높이기 위해 관련 biomarkers들도 전향적으로 측정하고 수집했다.
그 결과 총 1092명의 환자들이 등록됐으며 이들 환자들에서 혈중 트로포닌 I의 혈중 농도에 따라 145명(13.3%)의 상승군(99백분율 이상, >0.04ng/㎖), 335명(30.7%)의 경도 상승군(99백분율 이하, 0.039-0.010 ng/㎖)과 612명(56%)의 비측정군(<0.010 ng/㎖)으로 확인됐다.
이들 환자들에서 3년간의 관찰 기간 동안 혈중 트로포닌 상승군과 경도상승군 모두 비측정군에 비해 주요 심뇌혈관질환(상대위험도; 경도상승군 1.58배 및 상승군 2.76배) 과 전체사망률(상대위험도; 경도상승군 1.77배 및 상승군 3.63배) 의 위험도가 증가된 소견을 확인하였으며, 이는 관련 변수들을 모두 보정한 뒤에도 유의성은 유지됐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