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똥이야” “차라리 그만둬” “아무짝에도 쓸모없다”
세계 최대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 관리자들이 직원들에게 한 말이다. 국제앰네스티 관리자들은 이밖에도 직원들을 악의적으로 보고에서 배제하거나 인종·성 차별 발언도 서슴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국제적인 개발, 인권, 비상사태 관리 단체를 지원하는 미국 콘테라 그룹(KonTerra)과 심리학자들이 국제앰네스티 국제 사무소 직원 전체의 75%인 475명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고서는 괴롭힘과 공개적인 망신주기, 차별과 직권 남용이 빈발하는 등 국제앰네스티 직원들의 근무환경이 ‘유독하다(toxic)’고 지적했다. 특히 조직 내부의 갈등은 물론 정실주의와 위선적 행동이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국제앰네스티의 인권 실태를 언급하며 “이는 국제앰네스티의 업무에 반기를 드는 정부 또는 반대조직의 무기로 활용될 수 있고, 결국 국제앰네스티를 위태롭게 한다”고 우려했다. 국제앰네스티가 인권 사각지대로 남은 상태에서 정부 기관과 등의 인권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역설적이라는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보고서는 국제앰네스티는 위대한 일로 명성을 얻었지만 정작 직원들이 일하기는 어려운 곳이라고 지적했다. 국제앰네스티 직원들은 인권 문제 이외에도 관리 부실과 과중한 업무로 인한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쿠미 나이두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은 “보고서를 읽는 것은 매우 힘겹고 괴로운 작업이었다”며 곧 개혁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국제앰네스티 직원들의 인권 문제는 지난해 5월 한 직원이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와 과로를 호소하며 자살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연이어 제네바 사무소의 20대 인턴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비판을 받아왔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