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혐의 입증한 심석희 메모와 조재범 텔레그램은?

입력 2019-02-07 05:38 수정 2019-02-07 10:03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의 성폭행 혐의를 수사한 경찰이 7일 조 전 코치를 검찰에 송치한다. 조 전 코치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경찰은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의 진술이 구체적이면서 일관적일 뿐 아니라 심 선수가 기록한 메모와 조 전 코치의 텔레그램 메시지 등이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라고 판단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심 선수를 상습적으로 성폭행하고 협박, 강요한 혐의에 대해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적용해 조 전 코치를 7일 수원지검에 송치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심 선수가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14년부터 3년 동안 조 전 코치가 태릉과 진천 선수촌을 비롯해 7곳에서 성폭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이렇게 판단한 결정적 증거는 심 선수의 구체적이면서도 일관적인 진술과 함께 심 선수가 제출한 메모다.

심 선수가 제출한 메모엔 조 전 코치의 범행 일시와 장소가 적혀 있었으며 이는 빙상연맹 경기 일정표 상의 동선과도 겹친다. 심 선수는 당시 상황에 대해서도 “오늘 기분이 매우 좋지 않다”는 식으로 적어 뒀다. 심 선수는 또 경찰 조사에서 해당 장소에 가지 않았으면 알 수 없는 사실들을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했으며 9명의 동료 선수들도 이를 뒷받침할 증언을 해 신빙성을 높였다.
경찰은 지난 12월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조 전 코치의 휴대전화와 태블릿PC 등을 포렌식 기법으로 수사해 SNS 메시지보다 보안성이 높다고 알려진 텔레그램 대화 내용도 복원했다. 복원된 메시지엔 심 선수와 주고받은 내용이 담겼으며 여기엔 성폭행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심 선수의 고소장에서 밝힌 조 전 코치의 모든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검찰에 송치하기로 결론 내렸다. 아울러 경찰은 조 전 코치가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심 선수를 협박한 정황을 확보하고 성폭행에 협박과 강요 혐의도 추가했다. 그러나 조 전 코치는 지난달 이뤄진 두 차례의 조사에서 혐의를 계속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