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적 안락사는 동물에게 이익” 박소연 페북글 시끌

입력 2019-02-06 14:08
동물보호단체 ‘케어’의 박소연 대표가 동물을 구조할 수 없다면 인도적 안락사라도 해주는 것이 동물에게 이익이라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안락사가 어떻게 동물을 보호하는 방법이 될 수 있느냐는 비판이다.


박 대표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신이 동물을 안락사 시킬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짤막하게 올렸다.

그는 “구조 안 하면 비참한 죽음 뿐이다. 구조하면 대부분 살릴 수 있다”면서 “만약 구조해 살릴 수 있는 가능성이 전무하다면 인도적 안락사라도 해주는 것이 동물에게는 이익이다”라고 적었다. 아울러 “동물운동의 수혜자는 인간이 아닌 오롯이 동물”이라고도 했다.

박 대표의 발언은 동물보호 단체를 이끄는 대표로서 동물을 구조해 생명을 살리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겠지만 만약 그렇게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일 경우 인도적으로 동물을 안락사하는 것이 위기에 처한 동물에게 좋지 않으냐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 대표의 발언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어떻게 동물보호 단체라는 사람이 인도적 안락사가 동물에게 이익이라는 말을 할 수 있느냐는 반대 의견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Sung**** 네티즌은 “동물에게 이익이라니, 살아있는 생물의 입장에서 올바른 표현인가”라면서 “(이런 발언은) 그동안 당신이 동물을 이익의 존재로만 봐왔기 때문인 것 같다. 당신은 아직도 뭐가 잘못인지 모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찬성 의견도 있었다.

김** 네티즌은 “개 농장에서의 처참한 도살이 나을까요, 차라리 안락사가 나을까요”라면서 “개능장의 개들이나 모피 농장의 동물에게 선택의 자유가 있다면 그들은 아마 자살을 택할 것”이라고 썼다.

박 대표는 지난 4년간 수백 마리의 개를 안락사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

케어 대표 사퇴를 위한 직원연대(이하 직원연대)는 지난달 12일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한 해만 동물 80마리였고,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250마리의 동물이 안락사됐다”면서 “대부분 안락사는 보호소 공간 확보를 위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직원연대는 “건강에 문제가 없는 동물들도 이미 결정된 구조 진행을 위해 목숨을 내놓아야만 했다”면서 “박 대표가 말하는 불가피한 경우에 해당되지 않은 동물들도 안락사됐다”고 강조했다.

즉 케어는 그동안 안락사 없는 보호소라고 홍보하면서도 정작 안락사를 별다른 기준 없이 독단적으로 시행하면서도 이를 대외적으로 밝히지 않았다는 비판이었다.

논란이 커지자 박 대표는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쏟아질 비난이 두려워 안락사를 은폐했다”면서도 “불가피한 동물들만 고통스럽지 않게라도 좋은 약을 써서 보내주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으며 그 원칙은 한 번도 지키지 않은 적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박 대표 밑에서 일했던 직원들은 인도적인 안락사가 아니었으며 건강상 크게 이상이 없는 임신한 개를 안락사시킨 적이 있다고 반발했다. 동물보호법상 안락사는 전문의인 수의사가 집도해야 한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