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직업’ 초고속 천만 돌파… 코미디 영화 新역사 쓰다

입력 2019-02-06 14:01
류승룡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공명 주연의 영화 ‘극한직업’ 한 장면.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설 연휴 극장가를 장악한 영화 ‘극한직업’(감독 이병헌)이 개봉 15일째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6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배급사 집계에 따르면 ‘극한직업’은 이날 오후 12시25분 기준 누적 관객수 1000만3087명을 기록했다. 한국영화로는 ‘명량’ ‘신과함께-죄와 벌’ ‘국제시장’ 등에 이은 역대 18번째이자, 외화(5편) 포함 역대 23번째 1000만 영화 대열에 합류했다.

코미디 영화로는 ‘7번방의 선물’(2013·1280만명)에 이어 6년 만에 두 번째 1000만 고지를 밟았다. 이 영화의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는 ‘해운대’ ‘광해, 왕이 된 남자’ ‘명량’ ‘국제시장’ ‘베테랑’에 이어 6번째 1000만 영화 배급작을 보유하게 됐다.

‘극한직업’은 해체 위기의 마약반 5인방(류승룡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공명)이 범죄조직 소탕을 위해 위장창업한 ‘마약치킨’이 일약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코믹 수사극이다.

‘극한직업’의 흥행속도는 매우 가팔랐다. 지난달 23일 개봉과 동시에 관객 36만명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이후 보름 동안 정상을 한 번도 내주지 않았다. 개봉 3~5일째 잇달아 100만~300만 관객을 넘어서며 초반 기세를 올린 데 이어 8일째 400만 관객을, 10일째 500만 관객을 넘어서며 설 연휴가 시작되기 전 이미 1000만 영화 반환점을 돌았다.

역대 1월 최다 일일 관객수 신기록을 26일(99만5133명)과 27일(103만2769명) 양일간 수립하기도 했다. 설 연휴인 2~6일에는 매일 100만명 전후의 관객을 모았다. ‘극한직업’의 1000만 돌파 속도(15일)는 ‘명량’(12일) ‘신과함께-인과 연’(14일)에 이어 세 번째로 빠르다. ‘신과함께-죄와 벌’(16일) ‘택시운전사’(19일) ‘부산행’(19일)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19일) 등은 모두 ‘극한직업’에 미치지 못했다.


‘극한직업’의 이병헌 감독은 ‘힘내세요, 병헌씨’(2012) ‘스물’(2014) ‘바람 바람 바람’(2017>에 이어 4번째 장편 연출작만에 1000만 감독 대열에 합류했다. 영화 연출 외에도 ‘과속스캔들’(2008) ‘써니’(2011) 각색에 참여하는 등 자신만의 말맛 코미디를 선보이며 꾸준히 웃음의 길을 고수해 얻은 결실이다.

이병헌 감독은 “얼떨떨하다. 함께 작업하며 고생한 스탭, 배우들과 기분좋게 웃을 수 있어 행복하고 무엇보다 관객분들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류승룡 또한 자신의 출연작 중 4번째 1000만 영화를 배출했다. 류승룡은 ‘극한직업’ 이전 ‘광해, 왕이 된 남자’(2012·1230만) ‘7번방의 선물’(2013·1,280만) ‘명량’(2014·1760만) 등 세 편의 1000만 영화 출연을 통해 흥행력을 검증 받은 바 있다.

몸을 아끼지 않는 열연으로 웃음과 액션을 동시에 선보인 이하늬, ‘범죄도시’의 위성락과 180도 다른 연기 변신에 성공한 진선규, ‘응답하라 1988’ ‘부라더’ 등을 통해 예열시킨 코믹 본능을 발산하며 충무로 블루칩으로 떠오른 이동휘, 영화에서 신선한 웃음을 선사한 ‘멍뭉미’ 공명까지 모두가 주연작으로는 첫 1000만 영화를 기록하는 행운을 안았다.

영화가 흥행하면서 ‘극한직업’ 속 고반장(류승룡)의 명대사인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는 일약 국민 유행어가 될 조짐이다. 해당 대사를 패러디한 “지금까지 이런 OO은 없었다” 혹은 “이것은 OO인가 OO인가”식의 언어유희가 영화의 흥행과 함께 SNS에 급증하고 있다. 또한 수원에서는 실제 ‘수원왕갈비 통닭’ 메뉴가 등장하는가 하면 수원시에서도 영화 패러디 영상을 제작해 지역 명물 음식 알리기에 나섰다.

‘극한직업’의 흥행 요인은 ‘순도 100% 웃음’에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제대로 웃기고 싶었다”는 이병헌 감독은 특유의 말맛 코미디와 완벽한 팀케미로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여기에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이 어우러지며 쉴 새 없이 터지는 웃음을 선사했다.

더불어 각자 생업 전선을 뛰고 있는 관객들이, 형사와 소상공인으로 ‘짠내’ 나는 일상을 살아가는 주인공들의 반전 활약상을 보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카타르시스를 느낀다는 평들이 많다. ‘웃고 싶어서 다시 본다’ ‘가족들과 함께 재관람하겠다’는 반응이 ‘N차 관람’으로 이어지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