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특수’ 누린 현대건설, 막판 순위 경쟁에 복병될까

입력 2019-02-06 05:00
현대건설의 마야(왼쪽)와 이다영이 5일 경기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19시즌 V리그 5라운드 GS칼텍스와의 경기 중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여자 프로배구의 현대건설이 설날 명절 선물을 한 아름 받았다. 현대건설은 설 연휴 사흘 간 치른 두 경기에서 연이어 승리하며 꼴찌에서 탈출했다. 올 시즌 개막 후 11연패로 부진에 빠졌던 지난해와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상승세를 탄 현대건설은 막판 순위 경쟁에서 고춧가루 부대의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을까.

현대건설은 5일 경기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19시즌 V리그 5라운드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 3대 1로 이겼다. 1세트를 내주며 승기를 빼앗기고도 남은 세 세트를 내리 따낸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이날 승리로 현대건설은 지난 한 달여 간 치른 7경기에서 6승 1패를 기록했다. 올해 경기만 따질 경우 여타 구단들 가운데 가장 승률이 높다. 승점 22점의 현대건설은 KGC인삼공사를 밀어내고 꼴찌를 탈출하며 4위 한국도로공사(37점)와의 격차를 최소 5경기까지 줄였다.

시즌 초중반만 해도 상상하기 힘들었던 결과다. 현대건설이 리그 시작 후 전패한 11경기 동안 확보한 승점은 1점에 불과했다. 12월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첫 승을 거둔 다음에도 5연패에 빠지며 또다시 부진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새해 들어 현대건설의 수비가 개선되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수비력이 좋은 레프트 고유민이 중용되며 리시브 효율이 높아지고 수비가 안정화됐다. 리베로 김연견도 멋진 디그와 리시브로 제 몫을 다한다.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은 지난달 “서브 리시브와 수비 정확도가 올랐다”며 “세터의 리시브 부담이 줄어들어 토스도 잘 나오고 있다”라고 반등의 원인을 설명했다. 자연스레 공격력도 살아났다. 주포 양효진과 마야는 최근 3연승 동안 무려 경기 당 평균 48점을 합작했다.

불명예스러운 최하위에서 간신히 벗어난 현대건설은 더 많은 승리를 목표로 한다. 지금과 같은 준수한 경기력에도 만족하지 못한다. 이 감독은 3일 “경기력은 좋지만 공격 패턴이 단조로운 점이 아쉽다. 레프트의 공격 결정력이 더 높아져야 할 것”이라며 부족한 점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이번 시즌 6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고 있는 1~4위 흥국생명(승점 48), IBK기업은행(승점 43), GS칼텍스(승점 40), 한국도로공사(승점 37) 간 승점 차는 크지 않다. 어느 한 팀이라도 현대건설에 발목을 잡힐 경우 봄배구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 승점 자판기에서 위협적인 복병으로 탈바꿈한 현대건설의 기세가 무섭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