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대한민국 50대…‘유비무환’ 노후자산관리 어떻게

입력 2019-02-06 05:00

바야흐로 50대 시대다. 행정안전부의 ‘2018 주민등록 인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50대 인구는 861만5884명(16.1%)로 한국의 연령별 인구 1위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 동안 최다 인구 비율을 차지했던 40대를 제쳤다.

그런데 대한민국 50대는 불안하다. 경제적으로 정점에 있으면서도 직업 안정성은 점점 떨어지는 시기다. 아직 할 수 있는 게 많은 나이라고 여기지만 은퇴를 준비해야 한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2018 은퇴백서’에 따르면 근로자들은 평균 은퇴 나이를 62세로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 은퇴 연령은 5년이나 앞당겨진 57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은행 등에서 잇따르는 희망퇴직(명예퇴직) 대상자는 50대 중후반이 대다수다. 사용자 쪽에서 보면 정점에 이른 이 연령대의 고연봉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갈림길에 선 50대에게 빼놓을 수 없는 과제는 자산 관리다. 특히 올해 들어 국내외 경기 전망이 점점 나빠지면서 ‘유비무환’ 자세가 여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다.



대한민국 50대 자산 지도
NH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50대 가구의 평균 총자산이 4억4981만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연령별로 비교하면 50대가 가장 많은 자산을 지니고 있다. 부채를 뺀 순자산도 3억6457만원으로 가장 많다. 50대의 부채는 평균 8524만원으로 소폭으로 감소하기 시작한다. 부채 가운데 가장 많이 차지하는 건 담보대출(58.6%)이다. 아울러 50대 가구의 64.4%는 금융부채를 안고 있으며, 평균 금융부채는 9498만원이었다.

50대는 얼마나 벌고 있을까. 월평균 소득은 530만6000원이고 근로소득이 66.4%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50대 가구의 소비 규모는 월평균 295만8000원이며, 자녀교육비가 줄면서 전체 소비도 줄어들기 시작한다. 저축액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63.5%로 전체 가구 평균(68.6%)보다 낮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진웅 NH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볼 때 50대 가구의 재무건전성은 전체 평균보다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50대, 노후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나
50대 가구주 가운데 53%는 노후 준비를 시작도 못 했다고 답했다. 10명 중 9명(90.4%)은 은퇴설계·상담 경험이 없었다. KB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2018 KB골든라이프보고서’를 보면 50대 가운데 23.3%가 40대부터, 18.9%가 50대 들어서야 노후 준비를 시작했다. 최근 1년 내 은퇴 준비를 시작한 50대들의 선택은 무엇이었을까. 예·적금 등 금융상품 가입(38.2%, 복수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인터넷 자료검색(35.6%), 은퇴 후 필요자금 계산(31.0%), 불필요한 생활자금 조정(30.6%), 가족·지인과 은퇴생활상의(28.6%), 은행 등 금융전문가의 조언(14.0%) 순이었다.

부채 줄이고, 금융자산 늘려야
50대의 자산관리 핵심 전략으로는 금융자산 증대, 부채 축소, 현금흐름 점검이 꼽힌다. NH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금융자산 비중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노후생활기에 현금흐름을 원활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부동산의 경우 현재 기준을 유지하거나 축소하는 게 낫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고령화, 저성장, 정부 정책 등에 따라 앞으로 부동산 가격의 무조건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에 무게가 쏠린다.


부채는 최대한 빨리 줄여나가는 게 중요하다. 통상 대출이율이 예금이율보다 높게 형성되기 때문에 높은 이율이 적용되는 대출부터 우선 갚는 게 유리하다. 다만, 대출이율보다 높은 수익률의 투자처가 있다면 일정 부분 대출을 활용하는 방법도 무조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은퇴 이후 현금 흐름을 미리 파악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김진웅 연구위원은 “구체적인 계획에 따른 균형 잡힌 소비가 노후 생활의 만족도를 올려줄 수 있다”면서 “현재 준비하고 있는 연금 등 노후 자산을 미리 점검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수준의 삶을 꾸려나가기 위한 현금 흐름과 필요자산을 측정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