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잉글랜드, 슈퍼볼에서 램스 누르고 통산 11번째 우승

입력 2019-02-05 05:00
사진=AP뉴시스

‘미국 최고의 스포츠이벤트’라고 불리는 슈퍼볼에서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가 LA 램스를 누르고 우승을 거뒀다. 슈퍼볼은 미국프로풋볼리그(NFL)의 우승팀을 결정짓는 시즌 결승전이다.

뉴잉글랜드는 4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램스와의 53회 NFL 슈퍼볼 경기에서 13대 3으로 이기고 우승을 차지했다.

역사상 최고의 쿼터백이라고 불리는 톰 브래디(42)는 통산 6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브래디는 역대 최다 우승 반지를 가진 선수가 됐다.

그러나 이 경기는 지루한 졸전으로 진행됐다. 리그 득점 2위 램스와 4위 뉴잉글랜드가 맞붙어 치열한 점수 쟁탈전이 예상됐지만 양 팀은 계속해서 상대에게 공격권을 넘겨주다 3쿼터가 돼서야 첫 터치다운을 기록했다. 이날 두 팀이 기록한 16점은 슈퍼볼 역대 최저 점수였다.

뉴잉글랜드는 긴 킥오프 리턴으로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러싱 한번으로 퍼스트다운을 얻어내며 바로 램스 진영으로 넘어갔다. 그러나 뉴잉글랜드는 경기 시작 2분54초만에 “더 이상 브래디는 이전의 그가 아니다”라고 호언장담하던 램스의 코너백 니겔 로비-콜먼이 브래디의 패스를 건드린 뒤 인터셉션을 당하며 그대로 공격권을 내줬다.

이후 다시 공격권을 가져온 뉴잉글랜드는 첫 번째 다운에서 뒤로 밀린 채 공격을 시작했음에도 로비-콜먼의 파울 덕에 공격을 이어갔다. 그러나 높은 필드골 성공률을 자랑하는 뉴잉글랜드의 키커 스티븐 고스트코스키가 차낸 46야드 거리 필드골이 왼쪽으로 휘어지며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결국 양팀 모두 득점 없이 1쿼터가 끝났다. 뉴잉글랜드는 계속해서 공격을 이어갔지만 결정적 공격에 실패했다.

뉴잉글랜드는 2쿼터 초반 다시 득점 기회를 잡았다. 브래디가 수비가 멀찍이 떨어져있던 리시버 줄리안 에델만을 발견하고 긴 패스를 내줘 필드골 사정권까지 진입했다. 이번에는 고스트코스키가 필드골을 놓치지 않으며 3-0이 됐다. 전반 내내 에델만은 계속해서 브래디의 패스를 받아내며 야금야금 전진해나갔다. 그러나 뉴잉글랜드는 전반 종료 1분여를 남기고 필드골을 포기한 채 램스 진영에서 진행한 4번째 다운에서 브래디의 패스가 연결되지 않으며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다득점은 하지 못했지만 계속해서 볼 소유권을 가져간 뉴잉글랜드에 비해 램스의 쿼터백 제러드 고프(25)는 상대의 철벽 수비에 거의 모든 공격이 막혔다. 고프의 부진 탓에 램스는 이렇다 할 공격을 전반전 내내 보여주지 못했다.

램스는 3쿼터 시작 직후 전반 침묵했던 러닝백 토드 걸리가 3쿼터 첫 공격의 러싱 공격에 성공했다. 그러나 계속해서 득점에 실패하며 8번 연속 펀트(3번의 공격 동안 10야드 이상을 전진하지 못하거나 필드골 시도를 하지 못해 상대에게 볼을 넘겨주는 플레이)로 불명예스러운 역대 슈퍼볼 기록을 세우게 됐다.

램스는 3쿼터 후반에야 찬스를 만들었다. 2분여를 남기고 3번째 다운에서 고프가 색을 당해 자칫 득점을 하지 못할 뻔했지만 정확한 킥을 자랑하는 키커 줄라인이 53야드 거리의 필드골을 성공시키며 드디어 3-3 동점을 만들었다.

뉴잉글랜드는 4쿼터에 7분여를 앞두고 이날의 첫 터치다운을 기록했다. 타이트 엔드 롭 그론코우스키가 터치다운 지역 바로 앞에서 3명의 수비를 제치고 브래디의 29야드 패스를 받아낸 다음 소니 미셸이 상대 수비 빈 자리로 파고들어 이날의 첫 터치다운에 성공했다. 이후 추가 득점에도 성공하며 7분을 남기고 뉴잉글랜드가 10-3으로 앞서갔다.

이에 비해 램스는 터치다운을 눈앞에 두고 인터셉션을 당하며 공격권을 다시 넘겨줬다. 결국 뉴잉글랜드가 1분47초를 남기고 필드골까지 성공시키며 13-3이 돼 사실상 승부가 결정됐다. 경기 종료 직전 램스가 시도한 필드골마저 빗나갔다.

2000년 이후 6번째 우승을 달성한 뉴잉글랜드는 통산 11번째 우승으로 피츠버그 스틸러스와 함께 역대 슈퍼볼 최다 우승팀이 됐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