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예배는 최 목사가 인도하고, 피 목사가 출애굽기 17장 8~16절 말씀을 본문으로 ‘약한 팔을 들어 올리라’라는 설교를 했다. 피 목사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확신한 것 한 가지는 예수 그리스도를 높이면 하나님도 그 사람을 높여주시지만, 자기 스스로 자신을 높이면 하나님이 그 사람을 낮춘다는 것”이라며 “예수를 자랑하라던 원로목사님의 설교와 말씀을 지금도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어 “2대 목사로서 하나님의 주권 신학을 강조해왔고, 3대 최 목사도 예배로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그리스도의 이름을 높이기에 우리 교회가 앞으로도 계속 예수를 자랑하고, 그리스도를 높이는 교회로 부흥하고 발전할 줄 믿는다”고 말했다.
피 목사는 “본문에서 모세에게 앉으라고 조언하고, 모세의 팔이 밑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붙들었던 아론과 훌처럼 우리 교회의 지도자들이 최 목사에게 조언하고, 말뿐만 아니라 행동으로 최 목사를 도와주기 바란다”며 “강남중앙침례교회가 하나님의 깃발을 높이 들고 흔드는 교회가 돼서 하나님의 백성들이 구름떼처럼 몰려오고, 강남에서 새로운 하나님의 깃발을 높이 들어 올리는 교회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 목사는 “살아있는 전설이자 역사이신 김 목사님, 개혁주의의 스승이자 모두의 참된 스승이신 피 목사님의 후임으로 선 것이 참 무겁고 영광스럽고 감동적이다”라며 “믿음의 선배님들이 보여주신 아름다운 믿음의 유산을 잘 계승해서 성실하게 목회하겠다”고 말했다.
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장인 박종철 목사가 축사했다. 그는 “김 목사님은 침례교단을 널리 알렸고, 피 목사님은 그 뒤를 이어 교회를 잘 유지하고 발전시켜왔다”며 “이제 미국에서 대단한 부흥을 일으켰던 최 목사와 더불어 새 성전도 짓고 더 많은 영혼을 구원하며 침례교단도 사랑하고 리드해주는 교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김 원로목사와 박인애 사모, 피 목사와 문영숙 사모, 최 목사와 이수복 사모가 함께 기념 케이크를 잘랐다.
행사에선 순서지에 없었던 깜짝 순서도 진행됐다. 최 목사가 지난 8개월간 청빙을 고사해서 교회 리더십에 공백이 생긴 동안 담임목사 대행을 맡았던 정성택 목사에게 감사패를 증정한 것이다. 최 목사는 “담임목사와 온 성도의 이름으로 감사드린다”며 정 목사와 서로 끌어안고 어깨를 두드렸다. 이어 “교회의 멋과 품위, 기품은 바로 이렇게 수고한 이들에 대한 정당한 박수와 공로에 대한 기억을 잊어버리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원로목사의 짧지만 강렬한 축도로 예배는 마무리됐다.
설 연휴가 시작되고 겨울비까지 내리는 궂은 날씨였지만 본당 1,2층과 교육관까지 1200여명의 성도들이 가득 채웠다. 성도들은 이날 예배에 감동하고 뿌듯해하는 모습이었다. 거동이 불편했던 김 원로목사와 박 사모는 예배를 마친 뒤 이들을 기다리던 성도들과 손을 맞잡고 인사를 나누며 기쁨을 나눴다.
교회 개척 원년인 1976년 11월부터 나오기 시작해 43년간 교회를 지켜온 홍옥표(80) 권사는 “너무나 감동적인 예배였다”며 “3대 목사님을 위해 성도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기도해왔고, 모든 과정이 은혜롭게 진행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홍 권사는 “1대 목사님 때는 자녀들을 새벽기도에 다 데리고 와서 기도 받고, 새벽 4시까지 철야기도를 하며 뜨겁게 신앙생활을 했고, 2대 목사님은 교리와 성경에 대한 말씀으로 그 전에 몰랐던 많은 것을 가르쳐주셨다”며 “이제 3대 목사님을 중심으로 성도들이 더 많이 모이고, 교회가 더 부흥할 것 같다”고 말했다.
1980년대부터 이 교회를 다닌 이창홍 집사(79)는 “많은 사람이 자기 욕심을 버리고 하나님 뜻에 따라 순종했기 때문에 3대까지 내려오면서 이렇게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며 “한국교회가 교회세습 문제로 시끄러운데 1,2,3대가 다 같이 예배드린다는 건 한국교회의 자랑이고 모범”이라고 말했다. 이 집사는 “이 소식이 널리 전해져서 한국교회의 많은 성도가 이런 모델을 꿈꾸고 이런 모습으로 돌아가게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