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U-22 축구대표팀이 2020 도쿄올림픽 준비에 한창이다. U-22 대표팀은 지난달 15일(한국시간) 전지훈련을 위해 태국으로 출국했다. 도쿄올림픽 아시아 지역 예선은 다음달 22일 캄보디아에서 시작한다. 내달 1차 예선에 이어 2020년 1월 최종예선을 겸한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이 열린다. 이 대회에서 본선에 나갈 세 팀을 가린다.
태국에서 담금질 중인 U-22 대표팀은 국내 K리그 선수 위주 26명의 선수로 구성됐다. 국내 대학, 프로팀과 연습경기로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한편 3월 예정된 AFC U-23 챔피언십 예선에 출전할 선수들을 테스트하고 있다.
20인에 대한 윤곽이 잡히면 다음 고민은 와일드카드다. 병역문제가 걸려있는 만큼 선수들의 와일드카드 선발은 항상 특별한 관심사였다. 올림픽 역시 선수 선발에서 아시안게임과 규정이 동일하다.
23세 이하(U-23)의 선수들로 구성되지만, 그 외 3명의 선수를 나이 제한 없이 와일드카드로 선발할 수 있다. 메달 색깔과 관계없이 입상하면 병역 면제의 혜택도 주어진다. 한국은 홍명보 전 감독이 이끌었던 2012 런던올림픽 때 동메달을 획득했고, 이후 신태용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2016 리우올림픽 때 8강에서 탈락했다.
와일드카드 소집은 세대 간의 벽을 치우는 한 수가 될 수 있을뿐더러 부족한 포지션을 보강해 전력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다. 지난해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역시 와일드카드로 선발됐던 황의조와 손흥민, 조현우는 모두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황의조의 역할은 우승 과정에 있어서 절대적이었다. 젊음과 경험이 적절히 융화된 당시의 김학범호는 베테랑과 신예 선수들이 큰 시너지를 발휘했다.
김 감독은 도쿄올림픽에서도 지난해 아시안게임과 마찬가지로 수비수보다는 결정적인 상황에서 해결해 줄 수 있는 공격자원에 와일드카드를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국제무대 경험이 없는 어린 선수들로만 구성된 공격진은 무게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유력 후보는 나란히 프랑스 리그1에서 활약하고 있는 권창훈과 석현준이다. 석현준은 지난해 11월 A매치까지 파울루 벤투 감독에게 중용되며 황의조의 백업 요원으로 활약했다. 탄탄한 체구와 특유의 투지를 바탕으로 상당히 거칠게 상대 수비라인을 몰아세운다. 키핑 능력과 2선 공격수로의 연계 능력 역시 준수하다.
권창훈은 우측 측면과 중앙 스트라이커 모두 활용이 가능하다. 왼발로 상대 수비진을 허무는 창의적인 플레이는 그의 최고 장기다. 지난해 5월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전력에서 장기이탈했던 그는 반년가량 복귀를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12월 말 실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정상 컨디션을 되찾아가고 있다. 소속팀 디종FCO에서 컵대회 포함 지난달 4경기에 출전해 2골을 맛봤다. 직전 경기였던 지난 27일 AS모나코를 상대로 프랑스 리그앙 시즌 첫 골을 넣기도 했다.
최근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축구대표팀 감독은 일찌감치 와일드카드를 확정해 선수층을 강화하고, 일정을 조율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김 감독 역시 와일드카드에 대한 고민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