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되지 않는 짧은 시간에도 임팩트는 분명하다. 실전 감각이 무뎌졌다는 것을 고려하면 놀라운 활약이다. 지난 12월 중순과 1월 초 각각 발목과 종아리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가레스 베일 얘기다.
베일은 지난달 28일(한국시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1라운드 RCD에스파뇰과의 경기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2013년 여름 레알 유니폼을 입은 직후 베일의 19번째 복귀전이었다. 어느새 복귀전이 일상이 됐다.
활약은 놀라웠다. 후반 교체 투입된 베일은 팀의 네 번째 골을 기록하며 4대 2 승리에 일조했다. 벤제마와 함께 측면에서 상대 수비수들을 압박하며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몸이 가벼운 모습이었다. 베일의 활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1일 열린 지로나와의 코파 델 레이 8강 2차전에서도 교체로 투입돼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레알로선 베일의 회복세가 천군만마와 같다. 이달만 4일 데포르티보 알라베스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무려 7경기가 예정돼 있다. 숙적 바르셀로나와의 엘클라시코만 2번이다. 레알과 바르셀로나는 스페인 국왕컵(코파델레이) 4강에서 맞붙는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아약스와의 16강전도 예정돼있다.
그간 레알은 베일이 빠진 상황에서 벤제마까지 부상과 컨디션 난조를 겪으며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와 크리스토 곤잘레스에게 공격을 맡겨야 했다. 이들은 각각 19세, 20세에 불과한 어린 신예 선수들이다. 루카스 바스케스를 중심으로 공격진을 개편했으나 바스케스 역시 제 몫을 해주지 못했다. 이젠 베일과 벤제마가 베테랑으로서 그들의 경험치를 증명할 때다.
교체 출장으로 득점까지 기록하며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4일 알라베스와의 리그 경기에서만큼은 선발이 예상되는 이유다. 앞선 두 경기에 이어 경기를 앞둔 팀 훈련까지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베일은 현재 레알 통산 100호 골 달성까지 단 한 골만을 남겨두고 있다. 리그와 대회를 모두 포함해 지난 다섯 시즌 동안 94골, 이번 시즌 5골을 기록했다. 총 214경기에서 99득점, 수치로 환산하면 경기 평균 0.46골 수준이며 약 160분마다 한 골을 기록한 셈이다. 잦은 부상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지만 중요한 순간에 득점을 터뜨리며 챔피언스리그 3연패의 역사와 함께했다.
산티아고 솔라리 감독은 베일의 복귀에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지로나전을 승리로 장식한 이후 “부상에서 시달린 선수들은 페이스를 찾기까지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면서도 “우리는 이제 부상자들 대부분이 거의 복귀했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