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룸에 만취 여성 데려가면 홈런” 버닝썬 대화방 폭로

입력 2019-02-03 21:00


서울 강남의 클럽 ‘버닝썬’에서 VIP룸 고객들에게 만취한 여성을 데려가거나 이른바 ‘물뽕’(강간용 마약)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고객들을 끌어들였다는 폭로가 나왔다. 특히 버닝썬 운영진에서는 이런 식으로 이뤄지는 성폭행 동영상을 공유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버닝썬은 그룹 빅뱅 멤버 승리가 운영한 것으로 알려져 유명세를 탄 클럽이다.

3일 디스패치는 버닝썬에서 근무했거나 근무중인 전·현직 직원들의 제보를 토대로 이 같은 성범죄 정황을 보도했다. 버닝썬 운영진이 모여있는 대화방에서는 VIP 룸에 만취한 여성을 데려가는 것을 ‘홈런’이라고 불렀고, ‘물게’(물 좋은 여성 게스트를 뜻하는 은어)라는 용어를 쓰며 데려갈 여성을 물색했다고 한다.

버닝썬 운영진이 모인 대화방에서는 ‘물게’가 여의치 않을 경우 ‘정신없는 애 구한다’는 메시지를 보내자 만취해 정신을 가누기 힘든 여성을 보내겠다는 답이 돌아오기도 했다는 게 직원들의 전언이다.

운영진 내부에서 VIP룸에서 벌어지는 성관계 동영상을 몰래 찍고 돌려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민일보와 만난 버닝썬 전직 직원(국민일보 1월 31일자 12면 참조)도 “버닝썬 내부에 화장실이 딸린 VIP룸이 있는데 지난달 관련 제목의 영상이 퍼졌다”고 말했다. 해당 영상에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여성이 변기 위에 앉아있는 장면과 남성이 해당 여성을 추행하는 듯한 장면이 담겨 있다.

승리는 이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버닝썬 전직 직원들이 폭로한 ‘물뽕’ 성폭행 및 마약 사용 의혹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다. 승리는 “제가 이를 직접 보거나 들어본 적도 없었던 터라 수사에 적극 협조해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상규명을 할 것”이라며 “죄가 있다면 엄중한 처벌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당시 사내이사를 맡고 있었던 저도 책임질 일이 있다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강조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