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의 센터 양효진(30)이 338경기 만에 5000득점 고지에 도달했다. V리그 여자부 역대 2번째 대기록이다.
양효진의 활약에 힘입은 현대건설은 3일 경기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19시즌 V리그 5라운드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3대 0으로 이겼다. 현대건설은 승점 19점으로 KGC인삼공사(승점 17)를 제치고 꼴찌에서 벗어났다.
양효진은 이날 홀로 22득점을 터뜨리며 통산 5004득점을 기록했다. 특유의 깔끔한 블로킹과 속공 등 다양한 공격 루트로 코트를 지배했다. 공격 성공률(60.61%)과 점유율(31.13%) 역시 압도적이었다. 멋진 디그도 6차례나 선보였다.
역대 득점 선두(5417점)를 달리고 있는 팀 동료 황연주가 5000득점을 기록하는 데 354경기가 걸렸음을 고려하면 양효진의 득점 페이스는 더 빠르다. 남자부에서 같은 기록을 보유한 이는 박철우(삼성화재)뿐이다.
양효진은 경기 후 자신의 배구 인생을 되돌아봤다. 양효진은 “기록을 보니 배구 참 오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배구를 통해 다양한 인간관계와 책임감, 팀워크 등 인생을 배운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자신에 가르침을 준 여러 감독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표했다. 양효진은 “대표팀과 프로팀을 가리지 않고 만났던 모든 감독님에게 하나하나 배워왔다”며 “새로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님 아래서도 많이 배우겠다”고 다짐했다.
어느새 12년 차 베테랑이 된 양효진은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고자 했다. 양효진은 “은퇴하기 전까지는 후배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모든 것을 가르쳐주고 싶다”며 “특히 센터 포지션에 관해서는 아는 만큼 도우려 한다”고 말했다. 팀의 막내 센터 정지윤(18)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양효진은 “지윤이는 신체 조건도 좋고 성실하다. 가르쳐주는 대로 곧잘 받아들인다”라고 칭찬했다.
대기록을 쓴 날에도 양효진의 배구에 대한 열정은 프로 데뷔 때와 다름없었다. 양효진은 “배구에 대한 마음이 언제나 사그라들지 않았으면 한다”며 “나이가 꽤 들었지만 실력이 더 늘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했다.
수원=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