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올해 마운드 구상이 벌써 어그러졌다. 지난해 토종 선발진의 중심이었던 노경은(35)이 FA 협상 결렬로 전력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노경은은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33게임에 출전해 132.1이닝을 책임졌다. 9승 6패,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했다. 롯데와 노경은 모두 당연히 재계약에 무게를 두고 협상을 벌였지만, 계약금 등에서 이견을 보이며 결렬을 선언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내몰렸다.
롯데로서는 선발 마운드를 완전히 새로 짜야 하는 상황이다. 일단 브룩스 레일리(31)와 제이크 톰슨(25)으로 구성된 외국인 원투 펀치는 구성돼 있다.
그리고 이제는 김원중(26)이 3선발을 맡아야 한다. 풀타임 3년차다. 2017년 24게임에 나와 107.1이닝을 던졌다. 130안타, 56볼넷을 내주며 평균자책점 5.70을 기록했다. 삼진은 87개였다. 7승 8패를 거뒀다.
지난해엔 30게임에 나와 145.1이닝을 소화했다. 173안타, 77볼넷을 내주며 평균자책점 6.94를 기록했다. 삼진은 137개를 잡았다. 일단 볼넷을 줄여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또한, 지난해 이닝당 출루허용률 1.72가 말해주듯 이를 줄여야만 평균자책점도 낮출 수 있다. 최대한 기복을 줄여야만 한다.
문제는 4~5선발 모두 비게 됐다는 점이다. 일단 베테랑 송승준(39)의 부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지난해 22게임에 출전해 79이닝밖에 책임지지 못했다. 3승 4패, 평균자책점 6.15를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0.295, 이닝당 출루허용률은 1.62였다.
송승준은 2015년 11월 계약 금액 4년, 총액 40억원이 FA 계약은 맺은 바 있다. 올해가 계약 마지막 해다. 개인적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선 올해가 중요하다. 107승을 올린 베테랑 투수의 경험을 살려 긴 이닝을 소화해주는 게 급선무다.
최근 코치진에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선수는 장시환(32)이다. 2007년 2차 1라운드 2순위로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했으니 벌써 13년 차다. 그런데 경력 대부분을 불펜 투수로 지냈다. 통산 211경기에 나와 15승 27패 19세이브 16홀드를 올렸다. 평균자책점은 5.59다.
지난해 32경기에 나와 36.2이닝을 맡았다.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4.66을 기록했다. 구속은 150㎞에 육박하지만, 위기 상황에서 자주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개인적으로도 장시환은 자리를 잡아야 할 때다.
예비 선발 자원 1순위로는 윤성빈(21)은 2017년 롯데 1차 지명선수지만 지난해야 1군 무대를 밟았다. 18게임에 나와 2승 5패를 거뒀다. 50.2이닝 동안 51개 안타, 36개의 볼넷, 삼진 65개를 잡았다. 사실상 모 아니면 도다. 안정감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극과 극의 차이를 좁혀야 선발 진입이 가능하다.
이밖에 선발 경험이 있는 박시영(30)과 지난해 1군에서 5경기를 뛰며 1승을 거둔 김건국(31)이 선발 준비를 해야 한다. 최하늘(21)도 선발 예비 자원이라고 할 수 있다. 박세웅(25)이 재활을 잘 거쳐 빠르게 복귀한다면 올 시즌을 버텨낼 수 있을지 모른다.
종합적으로 볼 때 올해도 선발 투수진 구성 자체부터 쉽지 않다. 시즌 초반 버텨내는 게 중요하다. 5선발 고정보다는 예비 선발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승부 시점까지 이어가야 한다. 그래야만 롯데의 우승을 말할 수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