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입력 있는 이야기 전개로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률이 상승했던 드라마 스카이캐슬이 마지막 회에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전 회차 시청률보다 소폭 상승하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시청자의 무엇을 반영한 탓일까. 스카이캐슬 결말, 즉 마지막 회(20회)에 대한 반응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지난 11월 말 처음 방영한 스카이캐슬은 1.7%(닐슨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의 저조한 시청률로 시작했다. 극 중반인 10회부터 10%대로 시청률로 올라섰고 이후 가파른 곡선을 그리면서 19회에는 22.3%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마지막인 20회는 23.7%로 1.4%시청률 상승에 그쳤다.
천장을 뚫을 기세로 올라가던 시청률에 제동이 걸린 이유에 대해 시청자 기대감이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카이캐슬은 19회부터 얼렁뚱띵 갈등이 봉합됐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던 드라마의 스타일은 온데간데없었다.
20회, 즉 스카이캐슬 결말은 스카이캐슬 입주민 모든 집 안의 평화로 귀결됐다. 서울의대 합격을 위해 친구이자 이복자매인 김보라(극 중 이름 김혜나)를 죽음으로 몰아세운 ‘예서네’는 혜나의 납골당을 찾아가 혜나를 가족으로 인정하고 용서를 빌었다. 피라미드 꼭대기에 오르라면서 자식을 채찍질했던 김병철(극 중 이름 차민혁)은 아내와 자식의 뜻을 존중하는 아빠로 거듭났다. 혜나 추락 사건의 범인으로 구속까지 됐던 찬희(황우주)는 자퇴를 하고 자아를 찾으러 유럽 여행을 떠났고 이수임은 스카이캐슬을 배경으로 한 책 ‘안녕, 스카이캐슬’을 출간했다. 혜나 추락 사건으로 감옥에 갇힌 김서형은 딸 K의 면회에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포털사이트에서 영상이 노출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민일보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
그러나 예서네가 떠난 자리에 치과의사 출신 전업주부 민자영이 입주해 아이 교육에 열을 올렸고, 은행이 VIP 고객에게 제공하는 입시 코디 소개 행사에 문전성시를 이룬다는 이야기로 스카이캐슬식의 입시 경쟁은 계속된다는 결말로 스카이캐슬은 끝났다.
스카이캐슬 결말에서 반전을 기다린 시청자는 실망감을 토로했다. 커뮤니티와 SNS 등에는 결말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긴장감을 주는 이야기 전개에 걸맞지 않은 결말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이를 조롱하거나 희화하는 시청자 소감도 적지 않았다.
한 네티즌은 스카이캐슬의 이야기 전개가 ‘용두사미’라며 그림으로 이를 비꼬았다. KBS 박대기 기자는 “방송 기사도 클로징이 제일 어렵긴 합니다만”이라고 트위터에 적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입시 코디인 김서형(극 중 이름 김주영)이 맡았던 학생에게 했던 말을 패러디하면서 “시청자들이 가장 행복한 순간 복수한 것”이라고 촌평했다.
스카이캐슬 제작진이 종영 이후 네이버TV에 올린 20회 영상에도 결말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네티즌의 댓글이 이어졌다.
‘흙수저’ 혜나의 죽음으로 ‘금수저’ 스카이캐슬 입주민이 깨달음과 교훈을 얻은 것 아니겠냐는 씁쓸한 반응도 나오고 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