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대세 앱 ‘틱톡’ 아세요?

입력 2019-02-02 05:00

이번 설 때 만나는 가족 중에 10대 청소년이 있으면 “공부는 잘하니”, “어느 대학 갈 거니” 같은 질문 대신 “틱톡 하니?”라고 물어보자. ‘이런 것도 아시나’라는 답이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화기애애하게 대화가 이어질 수도 있다. 유튜브가 대세라는 건 누구나 다 알지만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중반까지 태어난 젊은 세대를 일컫는 말)들에게 진짜 대세는 틱톡(TikTok)이기 때문이다.

틱톡은 짧은 동영상을 찍어서 공유하는 앱이다. 주로 음악을 립싱크하는 모습을 재미있게 촬영한다. 90년대를 기억하는 X세대라면 한 개그 프로에서 립싱크로 웃기던 ‘허리케인 블루’를 생각하면 된다. 예전에도 사람들이 보고 즐거워했던 거라면 지금도 안 그럴 이유가 없다. TV 방송에서 보던 게 모바일로 플랫폼이 바뀐 것이고, 유명 개그맨들이 하던 걸 일반인들이 하는 세상이 됐다. 이런 이유로 일부 매체에선 틱톡을 ‘립싱크 가라오케 앱’이라고 하기도 한다.

하지만 틱톡 앱을 깔고 30분 정도만 둘러보면 단순히 립싱크만 있는 게 아니란 걸 알 수 있다. 맨얼굴에서 순간 메이크업한 모습으로 변하는 영상이나 성대모사, 몸개그 등 배경음악을 깔아놓고 다양한 형태로 연출한 영상이 쏟아진다. 영상 시간은 기본적으로 15초다. 보는 사람 입장에서도 짧은 영상을 가볍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기에 부담이 적다. 영상으로 자신을 표현하길 즐기는 Z세대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의사소통 도구인 셈이다. 영상편집도 쉬운 편이어서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틱톡 사용자가 증가하는데 한몫한다. 유튜브에서 인기를 얻어 유명해진 사람을 ‘유튜버’라고 하는데 틱톡에서 잘 나가는 사람은 ‘틱톡커’라고 불린다.


틱톡의 확산 속도는 최근 들어 빨라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간 틱톡은 7500만명의 신규 사용자를 확보했다. 2017년 12월 2000만명 증가에서 3배 이상 증가속도가 빨라진 셈이다. 틱톡의 월간 활성 사용자(MAU)는 지난해 7월 이미 5억명을 넘었다.

지난해 전체 앱 다운로드 수(게임 제외)에서 틱톡은 와츠앱, 페이스북 메신저, 페이스북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1위, 구글 플레이에서는 4위였다. 동영상, 사진 중심의 SNS로 최근 급성장했던 인스타그램보다 순위가 높다는 점을 눈여겨볼 만하다.

틱톡은 중국 바이트댄스에서 만든 앱이다. 처음에는 중국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는데, 2017년 미국의 musical.ly를 8억 달러에 인수하며 해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2017년 12월~2018년 12월까지 틱톡 신규 사용자 중 27%가 인도에서 나왔다. 이 기간 동안 인도에서 틱톡 다운로드는 130만건에서 3230만건으로 25배 증가했다.

하지만 틱톡에도 부정적인 면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콘텐츠의 질적인 부분이다. 쉽게 영상을 만들 수 있다 보니 수준 이하의 콘텐츠도 있고, 누군가를 비하하거나 조롱하는 영상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영상에 달리는 댓글도 유튜브 등에 비교해 거친 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