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 판정’ 남동생 안락사, 알고보니…

입력 2019-02-05 04:30
미국에서 한 여성이 병원 측의 혼동으로 관계없는 사람을 남동생으로 착각해 죽음에 이르게 했다. 이 여성은 해당 병원을 상대로 소송에 나섰다.

뉴욕시의 한 병원에서 쉬렐 파웰(48)이 병원 측의 실수로 생면부지의 프레디 클라렌서 윌리엄스(40)를 자신의 남동생 프레더릭 윌리엄스(40)로 착각해 안락사 시키는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다고 미 일간 뉴욕포스트가 최근 보도했다.

지난해 7월 15일 프레디 클라렌서 윌리엄스는 약물 과다복용으로 의식 없이 뉴욕 브롱크스 병원에 입원했다. 병원 측은 윌리엄스의 신원 등을 확인해 가족에게 연락했다. 하지만 병원이 연락을 취한 사람은 환자와 나이, 성이 같고 이름까지 비슷한 프레더릭 윌리엄스의 가족이었다.

환자가 남동생이라고 믿은 파웰과 가족들은 그를 열심히 간호했다. 윌리엄스는 이틀에 걸친 검사 결과 뇌사를 판정받았다. 시간이 지나도 호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파웰은 가족과 상의 끝에 동생으로 착각한 윌리엄스의 안락사를 결정했다.

윌리엄스의 생명 유지 장치는 얼마 뒤인 7월 29일 제거됐다. 파웰은 “동생의 두 딸이 정말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이후 부검을 한 뒤에야 진상이 밝혀졌다. 파웰과 가족들은 동생의 장례 준비를 하다가 이 소식을 전해 들었다. 파웰의 실제 남동생은 지난해 7월 1일 폭행 혐의로 맨해튼 교도소에 수감된 것으로 밝혀졌다.

파웰은 “숨진 남성이 남동생과 외모까지 비슷해서 이러한 착오가 있다는 사실을 전혀 짐작하지 못했다”며 “동생과 정말 많이 닮았다. 입에 튜브를 물고 있었고 목 보호대를 차고 있었다. 또 약간 부어있었다. 그래서 더 알아보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망한 사람이 내 남동생이 아니라는 사실에 감사하기도 하지만, 누군가의 아버지 또는 동생일 수 있는 사람을 죽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슬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