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허원석이 아슬아슬한 르블랑 줄타기로 감탄을 자아냈다. 그가 생각하는 ‘피지컬 챔피언’에는 르블랑이 포함돼있다. 그 외 챔피언은 무엇이 있을까.
허원석이 미드라이너로 활약한 킹존 드래곤 X는 1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담원 게이밍과의 2019 스무살우리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1라운드에서 2대 0 완승을 거뒀다.
경기 후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허원석은 “두 세트 다 쉽지 않은 경기였는데 이겨서 다행이다”면서 기쁨을 드러냈다.
이날 르블랑으로 환상적인 생존 능력을 보여준 데에 “저 스스로 잘 했다고 생각하지만, 운도 많이 따라준 것 같다”고 평가했다.
허원석은 ‘피지컬 챔피언’으로 르블랑, 탈론, 아칼리, 아트록스를 꼽았다. 그는 “이 챔피언으로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을 때 100% 폼이 올랐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허원석과의 일문일답이다.
Q. 이번 시즌 복병으로 꼽히는 담원을 상대로 2대 0으로 깔끔하게 이겼다. 이긴 소감을 말해 달라.
=두 세트 다 쉽지 않은 경기였는데 이겨서 다행이다. 첫 경기 같은 경우 골드 차이가 크게 밀렸다. 그 정도일 줄은 사실 몰랐다. 이길 수 있다는 마인드로 쭉 해서 좋은 결과 만든 것 같다. 라칸의 바론 스틸이 크지 않았나 생각한다. 2세트의 경우 바텀에 자크, 자르반 같은 챔피언들이 덮치면 버티기 힘들었던 상황이다. 미드-정글이 열심히 하려 했는데 잘 안 됐다. 나중에 ‘라스칼’ 김광희와 ‘커즈’ 문우찬이 캐리해줄 테니 미드에서 파밍하고 있으라고 했다. 잘 버티면서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
Q. 최근 3연승을 달리며 SKT와 공동 3위가 됐다.
=1라운드에서 SKT, 진에어, 한화, 젠지가 남아있다. 모레 젠지와 하고 설 휴가를 잘 보낸 다음 남은 경기를 한다. SKT전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 잘하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방심하지 않고 열심히 해야 한다. 최소 3등을 하고 싶다.
Q. 2세트에서 르블랑으로 스킬을 요리조리 피하며 최고의 명장면을 만들었다. 마지막까지 정화를 아낀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당시 우리 상황이 안 좋았다. 르블랑 생존기가 좋으니까 회피해보겠다고 했다. 상대가 미드에서 올라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시간 끌다가 죽자는 생각을 했는데, 어쩌다 보니 리산드라의 궁극기 거리가 안 나와서 정화를 아낄 수 있었고, 살아나갈 수 있었다. 저 스스로 잘했다고 생각하지만 운도 많이 따라준 것 같다.
Q. 지난번 인터뷰 때 피지컬이 60%정도 올라왔다고 했다. 오늘 보니 전성기 못지않은 모습이었다. 아직 생각이 비슷한가.
=제가 아직은 피지컬 챔피언 중에선 르블랑밖에 보여준 게 없다. 탈론 같은 건 언제든 꺼낼 수 있고, 아칼리, 아트록스도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을 때 100% 폼이 올랐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상체가 강한 담원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했다. 킹존 상체 폼이 우려와 달리 괜찮게 폼이 올라오고 있는 것 같은데.
=제가 킹존에 처음 들어올 때 (상체) 이미지가 안 좋았던 게 사실이다. 이전에 김광희 선수와 자주 만나 게임을 했는데, 잘한다고 생각했다. 문우찬 선수도 잘하는걸 알고 있었다. 믿고 있었기에 킹존 온 거다. 처음 두 판은 저희가 피지컬이 부족해서 졌다기보다 팀워크나 판단 미스 때문에 졌다고 생각한다. 합이 맞기 시작했고, 반등을 하면서 3위까지 올라왔다. 팀 밸런스가 잘 맞춰지고 있는 것 같다.
Q. 공교롭게도 시즌 초 패배를 허용한 두 팀이 전승 행진을 달리고 있다.
=그리핀에 지고 나서 그리핀을 응원하고, 샌드박스에 지고 나서 샌드박스를 응원했는데 잘해주니깐 기분이 좋다. 2라운드에서 다시 만나면 무력하게 지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경기력으로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가 있는지.
=감사한 분들이 주변에 많다. 제가 세팅을 좀 오래 한다. 그래서 항상 30분 일찍 와서 미리 세팅하는데 매니저님, 코치님이 같이 와주셔서 도와주신다. 최승민 코치님, 최천주 코치님, 강동훈 감독님, 매니저님들, 멘탈 코치님 등이 옆에서 잘 챙겨주셔서 여유롭게 플레이가 잘 나오는 것 같다. 팀원들도 제가 오랜 시간 쉬었는데도 믿고 함께해 줘서 고맙다. 팬들의 응원에 늘 힘이 난다. 감사드리고 앞으로 더 잘해서 최소 3위를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