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듀오 ‘폰’ 허원석과 ‘데프트’ 김혁규의 가치가 비로소 팀에 녹아들기 시작했다.
킹존 드래곤X는 1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19 스무살우리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정규 시즌 1라운드 경기에서 담원 게이밍을 세트스코어 2대0으로 제압했다. 킹존은 이날 승리로 3연승을 달성, 2승3패(세트득실 +2)를 기록해 SK텔레콤 T1과 같은 공동 3위로 점프했다.
모든 선수가 고르게 활약했지만, 그중에서도 김혁규와 허원석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특히 1세트는 김혁규 혼자서 판을 만들었던 한판이었다. 킹존은 초반 드래곤 전투에서 완패하면서 한때 패색이 짙었다. 글로벌 골드도 수천 골드 이상 뒤쳐졌다. 그러나 카이사를 플레이한 김혁규가 후반부 대규모 교전에서 가공할 만한 화력을 뿜어내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32분경 바텀에서 벌어진 대규모 교전이 대표적인 예였다. 김혁규가 궁극기 ‘사냥본능’을 활용해 전장 한가운데로 진입했고, 초시계를 활용해 담원의 포커싱을 무너트렸다. 킹존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서 갈팡질팡하는 담원 병력을 각개격파, 에이스를 띄워 역전 발판을 마련했다.
2세트는 허원석의 침착한 플레이가 돋보였다. 르블랑을 플레이한 허원석은 22분경 탑에서 상대의 5인 공격으로부터 살아남았다. 약 30초 동안 모든 스킬과 소환사 주문을 활용해 담원의 포위망으로부터 달아났다. 이때 킹존의 다른 선수들은 미드와 바텀에서 이득을 챙겼고, 곧 운영에서 여유를 되찾을 수 있었다.
허원석은 시즌 개막 전 인터뷰에서 어린 선수들과의 경쟁에 대해 “어린 선수들의 피지컬이 남다르지만 저는 두뇌 플레이 쪽으로 강점이 있다. 또한 어린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멘털리티(정신력)가 약하고, 경험이 적다”며 자신만의 장점이 있음을 자신했다. 그리고 그 말이 결코 허풍이 아니었음을 이날 입증했다.
김혁규와 허원석의 풍부한 경험이 마침내 킹존에 녹아들기 시작했다. 한국과 중국을 넘나들며 여러 개의 우승 트로피를 수집해온 두 선수다. 킹존은 올 시즌 초 어설픈 팀워크와 부족한 활약으로 많은 아쉬움을 남겼지만, 지난달 23일 kt 롤스터전 승리를 기점 삼아 확실한 팀 컬러를 새겼다.
리그 순위도, 기세도 오를 대로 오른 킹존의 다음 상대는 마찬가지로 뒤늦게 연승 시동을 건 젠지(2승3패 세트득실 -3, 공동 6위)다. 올라갈 팀은 올라간다. 종목을 막론하고 통용되는 격언이다. 하위권에서 출발했던 두 팀이지만, 어느덧 상위권과 중위권까지 도달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