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외부영입 FA의 잇딴 방출’ 베테랑 대하는 일그러진 자세

입력 2019-02-01 16:09

심수창(38)은 한화 이글스 소속이던 지난해 3월 24일부터 29일까지 단 6일 동안 1군에 머물렀다. 2군에선 세이브왕 투수로 맹활약했지만 1군의 콜업은 없었다. 심수창은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구했고, 결국 한화는 지난해 8월 말 웨이버 공시했다. 심수창은 같은 해 11월 LG 트윈스와 계약을 맺고 이적했다.

심수창은 2016년 시즌을 앞두고 계약 기간 4년, 총액 13억원의 FA 계약을 맺고 롯데 자이언츠에서 한화로 이적한 바 있다.


배영수(38)도 비슷하다. 2015시즌을 앞두고 계약 기간 3년 총액 21억원의 FA 계약을 통해 삼성 라이온즈에서 한화로 이적한 베테랑 선수였다. 지난해 6월 6일 1군에서 말소된 뒤 2군에서 생활했다. 지난해 정규 시즌이 끝나기 전 구단은 은퇴를 권유했다. 배영수는 지난해 11월 방출을 요청했다. 같은 달 말 두산 베어스와 계약했다.

박정진(43)은 1999년 한화가 1차 지명한 선수였다. 지난해까지 20년 동안 한화에 몸담았다. 그러나 지난해 한 경기도 1군에서 뛰지 못했다. 구단은 역시 은퇴를 권유했다. 선수 생활 연장을 위해 방출을 요청했고, 이를 받아들였다. 새로운 팀을 찾지 못했다. 그나마 다행히 박정진은 올해 스프링캠프에 동행했다. 프런트 업무를 배우는 차원이다.

또 한 명의 베테랑 선수가 한화를 떠났다. 한화는 1일 권혁(36)에 대해 자유계약선수 공시를 KBO에 요청했다. 배영수와 함께 2015시즌을 앞두고 삼성에서 한화로 건너왔다. 살신성인에 가까운 활약을 펼쳤지만 결국 혹사 탓에 2017년과 2018년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올해 연봉 협상이 결렬됐다. 권혁이 방출을 먼저 요청했고, 구단은 이를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세월이 흐르면 베테랑이 그라운드를 떠나는 것은 어찌할 수 없다. 그러나 심수창에서 권혁까지 베테랑을 떠나보내는 한화 구단의 자세에는 분명하게 문제가 있다. 젊은 선수 중심의 리빌딩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름다운 은퇴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도 구단의 몫이다. 특히 외부에서 데려온 FA 선수들을 이처럼 쓰다 버리는 관행이 이어진다면 야구팬들의 발길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