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기간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가 평소보다 2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음주운전 사고도 20%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교통연구소)가 발표한 ‘설 연휴 장거리 운전 안전대책 연구’에 따르면 설 연휴 기간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는 평상시 대비 2.2배 많았다. 이번 연구에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설 연휴 기간 발생한 현대해상 사고데이터 11만8800건과 설 연휴 기간 4시간 이상 운전 경험이 있는 300명의 설문조사가 반영됐다.
졸음운전 사고는 설날 당일 3.5배까지 증가했다. 평상시에는 새벽에 졸음운전 사고가 많이 일어나지만 설 명절에는 낮 12시~5시 사고가 잦았다. 운전자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설 연휴에 졸음운전을 경험한 운전자는 55.3%로 절반이 넘었다. 주원인으로 장시간 운전과 정체로 인해 가다 서기를 반복하면서 생기는 피로를 꼽았다. 운전 중 차량 환기를 한다는 응답은 37%에 그쳤다.
설 연휴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도 평일 대비 20% 많았다. 특히 설날 낮 시간대 음주사고 비율은 10.7%로 평소보다 1.8배 이상 증가했다. 전날 늦게까지 음주한 뒤 아침에 운전하는 ‘숙취 운전’과 음복 후 낮에 음주운전을 하는 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운전자 300명 중 43%가 숙취 운전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 절반에 가까운 45%가 음복 후 운전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소주 한 병 정도를 마시고 7시간 이내에 운전이 가능하다고 응답한 운전자도 전체의 40.4%에 달했다. 이수일 현대해상교통기후환경연구소 박사는 “설 연휴 기간에는 술자리와 음복 등 평소보다 음주를 할 일이 많아지므로 운전을 계획하고 있다면 주량을 조절하고 충분한 회복시간 후에 운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교통연구소는 설 연휴 장거리 운전 시 차량에 첨단안전장치를 부착하면 사고 피해 규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설 연휴 기간에 4시간 이상 운전한 300명 중 53.5%가 첨단안전장치가 안전운전에 많이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했다. 특히 앞차와의 거리가 가까워지면 소리와 진동으로 운전자에게 경고를 하는 전방충돌 경고장치가 차선이탈 경고장치보다 도움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수일 박사는 “설 연휴에는 장거리 운전으로 졸음운전을 하기 쉽고, 휴대전화 사용이 늘어나면서 전방 주시율이 24%까지 떨어지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첨단안전장치가 운전자의 실수를 일깨워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