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설 명절을 앞두고 일일 도시락 배달원이 됐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1일 서울 관악구 일대에서 도시락 배달 활동을 했다고 밝혔다. 결식아동 등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끌어올리기 위한 차원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행복도시락 사회적협동조합 관악센터를 찾아 최영남 대표와 함께 직접 도시락 포장을 함께 했다. 이후 관악구 일대의 아파트와 단독주택 지역을 돌면서 배달했다. 청와대는 도시락 수혜자를 배려해 주영훈 경호처장 등 최소한의 인원만 대통령을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도시락 메뉴는 쌀밥, 연어까스, 햄감자조림, 멸치볶음, 무생채, 배추김치로 구성됐다. 청와대 조리장이 직접 조리한 특별메뉴(매콤 닭강정)도 추가됐다. 문 대통령의 격려카드도 도시락에 동봉됐다.
문 대통령은 도시락을 포장하며 “하루에 몇 개나, 어느 지역까지 도시락을 배달하느냐”고 물었다. 최 대표는 “하루 180개 정도의 도시락을 만들고 관악구, 동작구, 서초구까지 배달한다”고 답했다.
포장이 끝나고 문 대통령은 도시락 가방 여러개를 직접 들고 차량을 이용해 방문 배송을 했다. 문 대통령이 최 대표에게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이냐”고 물었고 최 대표는 “서울 전체에서 행복도시락을 배달하는 곳이 7곳 뿐이라 담당하는 지역이 너무 넓고 배달원을 구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도시락을 받는 청소년들의 신상이 드러나지 않도록 도시락 가방을 현관문에 걸어 놨다. 이후 벨을 울리고 차량으로 복귀했다. 바로 문을 열고 나온 청년과 마주치기도 했다. 한 아파트에서 마주친 청소년은 대통령에게 “고맙다. 동생들과 잘 먹겠다”고 인사했다. 한 청년 대신 문을 연 아버지는 “이번에 우리 아들이 연세대에 합격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로 돌아와 윤종원 경제수석 등에게“행복도시락 활동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으니 직접 의견을 들어보고 개선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